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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시 Nov 11. 2016

트럼프가 할 수 없는 것

52- 역사속 책읽기(1)/ 링컨

노먼 록웰, 울타리 일꾼 링컨, 1965, 캔버스에 유채, 214.6 x 113cm

망나니 같던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가 뜻밖에도 미국의 제45대 대통령으로 당선되었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다. 뛰어난 직관력으로 표심을 자극하는 선거전략을 펼쳐 모양이나 체면 가리지 않고 오직 이기는 것만을 목표로 승부사 기질을 유감없이 발휘한 결과이다.   차별과 대립을 이용한 배타와 분노의 정치로 대권을 거머쥔 트럼프의 다음 행보생각있는 미국민은 물론이고 세계 각지에서 걱정스럽게 지켜보고 있다.


반면 150여년전 미국 제16대 대통령이었던 에이브러햄 링컨은 비록 같은 공화당 출신이긴 하지만 그와는 정반대의 인물이다. 링컨은 가난한 농민의 아들로 태어나 어려서부터 노동을 하였기 때문에 학교교육은 거의 받지 못했고, 독학을 하여 변호사가 되었다. 나중에 주의회 의원으로 정치에 입문하여서도 여러 번 낙선을 거쳐 하원의원이 되었다. 링컨 연구가들에 따르면 사업실패나 낙선 등 모두 27번의 실패 경험을 했었다고 한다. 하지만 대통령이 되어서는 남북전쟁의 국가위기관리 능력이나 노예해방과 같은 업적, 성격이나 도덕성 면에서 역대 미국 대통령 평가순위 1위로  꼽히는 대통령으로 미국민들의 존경을 받고 있다. 트럼프와는 반대로 그는 화합과 포용의 정치를 보여 주었다.


그림 제목에 나오는 울타리 일꾼(Railsplitter)은 링컨의 별명이다. 노먼 록웰은 울타리 일꾼으로 일했던 젊은 날의 링컨 모습을 전신 크기보다 더 크게 그렸다. 키 크고 비쩍 말랐으면서도 강인한  젊은 링컨의 특징을 잘 살려내었다. 또한 일하면서 공부해야 했던 링컨의 상황을 이 그림  하나로 도끼와 책을 통해 절묘하게 표현하고 있다. 예술의 힘은 이처럼 사물의 본질을 한 컷으로 포착해내는 능력에 달려 있다. 


그같은 화가의 역량에는 닿을 길이 없으니 투박한 글솜씨로는 이 정도에서 머물고 만다. 보통은 일하면서 공부하는 것을 주경야독이라  하지만 낮에 일하면서도 책을 들여다  보고 있으니 주경주독으로 고쳐 부를 수밖에. 트럼프야말로 주경야독은 물론이고 주경주독의 경험은 결코 할 수 없었을 것이다. 특히 링컨처럼 일을 마치고 걸어가면서 책을  읽는 경험은 더욱 더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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