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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시 Nov 04. 2016

나의 아우여

51-뭉크


에드바르 뭉크, 책읽는 안드레아스, 1882-1883, 카드보드에 유채, 57 x 48 cm, 개인소장


에드바르 뭉크가 그린 가족 그림에는 책을 읽고 있는 모습을 그린 작품들이 몇 된다. 거기에는 책을 읽고 있는 아버지나 여동생, 남동생 들을 그린 그림들이 포함된다. 이 그림은 자신의 바로 밑 동생인 피터 안드레아스 뭉크가 책을 읽고 있는 모습을 그린 것이다. 안드레아스를 그린 그림은 이것 말고도 세 작품이 더 있는데 모두 책을 읽고 있는 모습이다. 


이 작품은 노르웨이 오슬로의 동쪽 신설 교외 지역인 그뤼너뢰카에 있는 가족 아파트에서 그린 것이다. 당시 뭉크는 20대 초반의 나이로 동생과 방을 같이 쓰고 있었다. 그림 속 안드레아스는 침실 창가에 앉아 책을 읽고 있다. 방 귀퉁이 한쪽에는 작은 책상이 있고 그 위로 두 단짜리 책장이 놓여 있다. 본격적인 서재가 아닌 만큼 책장에는 책들이 성기게 꽂혀 있다. 인물은 창가를 등지고 실루엣의 형태로 그려져 있지만 담담한 여유가 느껴진다.  아직 화가 자신의 화풍이 성숙되기 전의 젊고 풋풋한 분위기를 읽을 수 있다.


책을 좋아했던 안드레아스는 어렸을 때부터 병약했던 에드바르 뭉크와 달리 건강이 좋았으며 학업에도 의욕을 보였다. 의사 수련을 받았으며, 1895년에는 소속 상사의 딸과 결혼하였다. 이 무렵만 하더라도 그의 장래는 전도가 창창할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운명의 시기를 받았는지 결혼한 그 해 급작스러운 폐렴으로 30살의 나이로 그만 요절하고 말았다. 몇 개월 후에 유복자로 딸이 태어났는데, 뭉크는 이 조카딸을 아껴서 평생 동안 그녀를 지원하였다. 나중에 뭉크는 이 그림을 제수인 조안나 뭉크와 조카딸에게 선물로 주었고, 이후 작품은 내내 이들 가족의 품에 있다가 2006년에 이르러 소더비 경매에 나와 개인에게 팔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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