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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시 Aug 27. 2016

전사

69-프리다 칼로

프리다 칼로, 자화상(시간이 흐르다), 1929, 77.5 x 61 cm, 개인소장


프리다 칼로는 자화상을 많이 그렸다. 그녀는 10대 후반 학생 시절 버스사고로 쇠막대가 몸을 관통하여 척추를 크게 다치는 불운을 겪었다. 수 개월을 병원에 입원하여 치료를 하면서 그때부터 본인의 모습을 관찰하고 그리기 시작하였다. 자연스럽게 자화상을 소재로 그림을 그리게 된 것이다.


이 자화상 그림은 1929년작으로 그 해는 프리다 칼로가 디에고 리베라와 결혼한 해이다. 그녀의 나이 22살 때이다. 그녀의 흰 블라우스 차림은 여성 농부의 복장이다. 반면 그녀가 하고 있는 악세사리는 멕시코 역사의 특별한  시기들을 말하고 있다. 즉, 목걸이는 콜럼버스 이전의 아즈텍 문명의 것을 상징하고 있고, 귀걸이는 식민지시대의 스타일이다. 이후 1930년대의 자화상들은 프리다 칼로가 토속적인 원주민 복장이나 머리 스타일을 점점 좋아하게 되었음을 보여준다.


뒷배경으로 창의 커튼 사이로 비행기가 보인다. 책 위로 자명종 책상시계도 있다. 비행기는 비상을 상징한다. 새로운 날들에 대한 부푼 꿈을 보여주고 있는 듯하다. 시계는 말 그대로 시간을 뜻한다. 그녀는 지금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빛나는 순간을 날고 있다는 것을 과시하고 싶은 걸까.


누구의 인생인들 파란만장하지 않겠는가마는 자신의 육체적, 정신적 불행 앞에서도 꿋꿋하게 생을 헤쳐 나갔던 의지의 여인, 프리다 칼로. 초기 작품에서부터 아즈텍 전사의 이미지가 겹쳐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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