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꿈꾸는 창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유시 Nov 23. 2016

신의 창

77-파니니

조반니 파올로 파니니, 로마 판테온 내부, 1734, 캔버스에 유채, 128×99cm, 사무엘 H. 크레스 컬렉션


로마 판테온의 거대한 돔 한 가운데에 둥그런 창이 나있다. 천장 한 가운데에 나있는 이 창으로 파란 하늘이 보이고 그리로 빛이 투과되어 자연채광 기능을 한다. 이 창을 오쿨루스라 부른다. 오쿨루스는 라틴어로 눈을 의미하는데, 돔의 천장이나 벽의 원형 창문을 뜻한다.


교회의 돔에 나 있는 이 오쿨루스는 신을 향한 창이기도 하다. 이 창은 신에게 이르는 길이다. 동시에 거꾸로 보면 신이 지상으로 내려오는 통로이기도 하다.  그곳으로 빛이 들어와 어두운 실내에 내리꽂힌다. 빛은 성스러운 기운을 띤다. 그 빛의 공간은 성령이 임하는 따뜻한 공간이 된다.


오늘날과 마찬가지로 파니니 시대에도 판테온은 로마의 매력적인 관광지중 하나였다. 이 건축물은 2세기 히드리아 황제 시기에 세워진 것으로 사원의 기념비적인 돔은  기독교 교회인 산타 마리아 로툰다의 성화 덕분에 훼손되지 않고 온전하게 살아남았다. 파니니의 그림은 다수의 외국 방문객의 모습과 함께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그곳에서 기도하고 이야기하며 이 놀라운 건축물을 찬양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파니니는 건축과 극장 디자인 분야에서의 훈련을 통해 실제로 가능한 것보다도 훨씬 더 넓은 내부 시야의 모습을 그려냈다. 즉, 출입구를 마주 하고서 건축 내부를 깊숙히 보여주는 시점을 보여다. 정문은 현관의 거대한 기둥을 향해 열려 있으며 교회 앞 광장의 오벨리스크도 살짝 보인다. 돔 중앙의 오쿨루스를 통해 구름이 지나는 파란 하늘도 밝게 그려져 있다.


매거진의 이전글 금남의 집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