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 프로나스츠코
마치 가족사진처럼 한 가족이 한데 모여 초상화를 남겼다. 부모와 아이들 셋을 포함한 5인 가족이다. 그림을 위한 연출인지도 모르겠지만 설혹 그렇다고 하더라도 연출의 착상을 책읽기로 한 자체가 책에 대한 가족의 친숙함이나 열의를 보여주는 것이어서 가족의 책사랑에 대한 결론에는 무리가 없을 듯하다. 아버지도 신문을 보고 있고, 큰 아이 둘은 책 하나를 서로의 무릎 사이 중간에 놓고 나란히 같이 보고 있다. 엄마와 막내가 이들 남매의 독서하는 모습을 지켜 보는 것도 이채롭다. 먼훗날 이 장면은 가족들 각자에게 좋은 추억이 될 것이다.
즈비그뉴 프로나스츠코(Zbigniew Pronaszko: 1885-1958)는 우크라이나 크레멘추크 태생의 폴란드 표현주의 화가이다. 키예프 미술아카데미에서 공부하였으며, 프랑스 입체파와 러시아 미래파 작품에 매료되어 형태의 문제에 초점을 맞추고 작품 활동을 하였다. 폴란드 표현주의의 아방가르드 그룹을 설립하는 데 참여하기도 하였다. 표현주의 기법의 인물, 누드나 초상화를 많이 그렸으며 드물게 풍경화도 그렸다. 교회 제단의 벽화와 부조를 디자인하기도 하였다. 크라코프 미술아카데미의 교수로도 활동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