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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시 Jan 19. 2017

같이 보자

71-알치아티

알치아티, 모이찌 가의 아이들, 1929, 캔버스에 유채


오누이로 보이는 아이들이 탁자에 모여 앉아 같이 책을 보고 있다. 책을 읽다 마치 사진을 찍는 순간 카메라를 쳐다보듯 아이들이 관람자와 눈을 맞추고 있는 모습이다. 아이들의 눈망울이 초롱초롱하다. 가족들이 일상적으로 책읽기를 즐겨하는 듯 앞쪽 탁자에는 다른 책들이 자연스럽게 쌓여 있다. 뒷배경의 벽에 그림들이 걸려 있는 것으로 보아 나름 집안의 예술적 분위기도 느껴진다.


책을 같이 볼 정도면 아이들 사이의 우애가 남다른 가정이다. 큰 아이가 설명해 주고 다른 아이들이 묻거나 참견하면서 서로 재잘거리며 책을 보는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놀거리가 많지 않았던 시절, 책은 좋은 놀이감이기도 하다. 학습을 위한 공부 도구로만 생각하면 머리에 쥐가 날 수도 있지만, 호기심을 충족시키며 무한한 상상의 나래를 펼 수 있는 공간으로 생각하면 이보다 더 나은 지적 놀이터가 없다. 이때 동생들 입장에서 보면 몇 살 더 많은 누나나 언니는 뛰어난 선생이자 우상이다. 이들은 온갖 궁금증에 대한 답을 준다. 이들의 답이 맞느냐 틀리느냐 하는 것은 전혀 문제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의문이 풀리고 해소되는 데 있다. 아이들은 그렇게 큰다.


암브로지오 알치아티( Ambrogio Alciati : 1878-1929)는 베르첼리 태생의 이탈리아 화가이다. 베르첼리 예술연구소와 밀라노 브레라 예술아카데미에서 수학하였다. 가족을 소재로 한 인물화나 로맨틱한 주제의 그림들을 일련의 시리즈로 그렸다. 또한 교회나 빌라의 벽화 장식 작업을 하기도 하였다. 40대 초반에는 모교인 브레라예술아카데미의 드로잉 및 회화 선생으로 임용되었다. 이 무렵 그는 초상화가로서 이름을 얻었으며, 그의 작품은 롬바르디아 지역 중상류층에서 인기를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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