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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시 Apr 08. 2016

노래에 날개를 달고

15-파비오 우르타도

   음악을 들으면서 책을 읽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실내 마루  바닥에 모로  누워  있는  여인은  한  손으로는 턱을  괴고 다른 한 손으로는  책장을 쥐고  책을 보고 있다  옆에는  커다랗게 생긴  고전적인  축음기가  놓여있다.  아마도 그녀가 즐겨  듣는  음악이 흐르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음악에 심취하다 보면  책의  내용이  잘 안 들어온다.  선율에 따라 나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이거나  허밍으로 따라 부르다 보면,  비록  눈은 책을 보고 있어도  머리  속은  이미  책을 벗어나  있게 된다. 반대로  처음에는  음악  소리가 들리다가도  책에 집중하다  보면  귀는 음악을  듣고 있어도  머리는 책  속에 빠져  있게  되는 경우도 있다.

   예전 수험생 시절에는  라디오 방송을  틀어  놓고 공부들을 했었다.  그때  듣던 프로그램으로  " 밤을 잊은 그대에게",  "당신의 밤과  음악 사이"  등이 있었고, DJ들도  인기가 많았었다.  조금  극성인 아이들은 애청자 사연들을 보내기도 하였고.  내 경우에는  밤늦게까지 라디오를 틀어 놓고 있다가  방음이  안되는  집안 구조상 건넌방의  아버지에게 한소리를 듣기도 했었다.  요사이에는 개인용  MP3 플레이어나  스마트폰으로 자신이 좋아하는 곡을 선별하여 들을 수 있으니,  과거처럼  라디오를  들으며 공부하는 이들이 얼마나 될지  모르겠다.  

   요즘도  주말  시간에  책을 읽을라치면 여전히 습관처럼 음악을 틀어  놓는다.  버릇이기도  하지만  그렇게 하고 책을 보고  있으면 훨씬 더  멋들어진다고 생각된다.  허영이라고 누가 무어라  해도  기꺼이 감수할 용의가 있으니  어찌하랴.


   파비오 우르타도(Fabio Hurtado)는  1960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태어나  마드리드대학에서 수학하였다.  그의  그림은 마치 1920~30년대의  영화에나 등장할 것 같은  인물  묘사가  특징적이다. 그림의 모델이 되는 우아한 여인들은 대부분 모자를 쓰고 있다. 깔끔한 드로잉 선묘와 부드러운 색감이 두드러진다. 미국과 유럽에서 전시 및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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