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유시 Apr 16. 2016

보트 데이트

20 -코로빈

콘스탄틴 코로빈, 보트에서, 1888, 53x43 cm

  보트에서 데이트하는 남녀 한 쌍의 모습이다. 남자는 한 쪽 책장을 뒤집어 돌려 맞접은 형태로 한 손에 책을 들고 있고, 여자는 이를 지켜 보고 있는 것으로 보아, 책을 읽어 주고 있는 듯하다. 강가에서 뱃놀이할 때는 조심할 필요가 있다. 강의 물살을 타고 갈 때는 상관없지만 거슬러서 되돌아 올 때는 이만저만한 애를 먹는 것이 아니다. 그림의 남녀도 노를 젓다가 그만 힘이 들어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다.


  화면 구성의 초점은 하얀 블라우스를 입고 있는 여인이다. 밝은 햇살이 노란색 계열의 뱃전에 환히 떨어지고 있는 가운데, 어두운 물가 배경이나 남자의 그늘과 대비되어 이 여인의 흰색 블라우스로 시선이 모아진다. 이 여인은 화가의 친구인 마리아 야쿠친코바(Maria V. Jakunchikova)이고, 책읽는 남자는 콘스탄틴 코로빈으로 화가 자신이다. 제목은 “보트에서”이지만 부제가 “예술가 야쿠친코바와 자화상”으로 되어 있다. 미술학교 친구 사이였지만, 왠지 당시 젊은 화가의 마음을 빼앗지 않았을까 싶다. 이 그림은 오카 강의 지류인 클랴지마(Klyazma) 강가의 주콥카(Zhukovka)란 마을에서 1888년 여름에 그려졌다. 인물이 자연에 서정적으로 스며드는 형식을 다루고 있는 러시아 초기 인상주의의 전형을 보여준다.


  콘스탄틴 코로빈(Konstantin Korovin: 1861–1939)은 러시아 초기 인상주의를 대표한다. 풍경이나 정물, 초상화 등을 그렸고, 무대디자이너로서도 활동하였다. 모스크바와 상트뻬쩨르부르그 제국극장의 수석 디자이너 및 자문 예술가이기도 했다. 그가 맡았던 무대세트중에 유명한 것으로는 림스키-코르사코프의 오페라 눈아가씨(The Snow Maiden)가 있다.



매거진의 이전글 독수공방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