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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시 Apr 23. 2016

기쁨

22- 로이 리히텐슈타인

로이 리히텐슈타인, 창문의 소녀, 1963, 캔버스에 유채, 173 × 142.2 cm


  건축가 필립 존슨은 1964년 뉴욕 플러싱 메도우즈에서 열릴 월드페어에서 뉴욕주 전시관에 쓸 판넬을 리히텐슈타인에게 주문하였다. 이 그림은 이 전시관 건물 외벽에 설치될 20피트 짜리 벽화를 위한 습작이다. 

  건물 안에서 열린 창문을 통해 한 소녀가 막 튀어나올 것같은 느낌을 준다. 리히텐슈타인의 다른 작품들이 전반적으로 감정을 배제한 채 마치 박제된 것처럼 건조한 형상들을 그려내고 있는 것과는 사뭇 다르다. 창의 커튼이 바람에 나부끼는 것도 생동감이 있으며, 눈을 감은 채 기쁨에 겨워 입을 벌려 웃고 있는 소녀의 표정이 그대로 전달되고 있다.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로이 리히텐슈타인(Roy Lichtenstein: 1923~1997)은 널리 알려진 미국 팝아트 예술가중 하나이다. 예술은 대중문화에 하나의 준거를 제공해 준다. 하지만 리히텐슈타인의 작품 경우에서는 거꾸로 대중문화에 공통된 스타일이나 주제,복제 기법들이 예술을 전적으로 지배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그는 만화책이나 신문 광고, 역사적인 미술작품 등 다양한 출처로부터 작품 주제를 끌어내 그렸다. 하지만 기존의 이미지들로부터 곧바로 빌려오는 형식이 아니라 이들 상징으로부터 다른 어떤 것으로 만드는 그 자신만의 독특한 표현양식으로 전환시켜 작품화하였다. 일부에서는 그의 작품들이 범속하거나 창의성이 없고 심지어 복사한 것이라는 비난을 하기도 하였다. 그럼에도 그의 아이콘과 같은 이미지들은 거의 팝아트와 동의어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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