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아시아나! 안녕, 아시아나.
아시아나.
우리 아시아나.
텅 빈 아시아나.
얼마 전부터 계속되는 공지사항 중 하나는
회사에 보관되어 있는 짐들을 정리하라는 것이었다.
그래. 가자.
오프 때 시간을 내기로 마음을 먹었다.
내가 싫어하는 일 중 하나가 오프 때 회사에 오는 것인데
이 날은 망설이지 않고 차에 시동을 걸었다.
본관 건물로 들어서는 순간
나를 가장 먼저 맞은 건 고요한 분위기 속
사부작 대는 내 발걸음 소리뿐이었다.
너무나도 텅 비어 있는 아시아나.
내 마음도 텅 비어있는 느낌이었다.
승무원들로 북적이던 브리핑룸은
이제 아무도 사용하지 않는 곳이 되어버렸다.
비행 준비를 하며 거울을 보고
앞치마와 스카프를 다리던 이미지 메이킹룸도
주인 없는 물건들만 남긴 채 덩그러니 놓여있다.
화려했던 조명이 오늘따라 더 쓸쓸히 느껴진다.
오쇠동 뒤로 해가 지고 있다.
올봄 화려하게 피어있던 벚꽃나무들이 앙상해 보인다.
깔깔대는 승무원들과
묵직한 캐리어로 가득 차 있던 브리핑룸 앞은
이제 적막만이 흐르고
조명은 의미 없이 켜져 있다.
하루가 멀다 하고 올라오는 물건 폐기 안내 공지들이다.
메일박스 철거로 인한,
이미지 메이킹룸 철거로 인한,
행어룸 운영중단으로 인한,
세탁소 운영중단,
구수 수선실 운영중단,
수면실 철거...
아시아나의 추억들이 철거되고 중단되고 있다.
짐을 챙겨 주차장으로 가는 길,
문득 뒤돌아 보니
내 삶의 반이 이곳에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됐다.
내 인생의 절반을 차지했던 아시아나 항공.
42년 인생에 19년 동안 함께 했던
나의 또 다른 아이덴티티.
안녕.
내 아시아나.
아름다운 사람들과 아름다운 일들로 가득 찼던.
사랑하는 아시아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