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는 갈아타는 배!
외국계 기업에서 지원자를 검토할 때 가장 중점적으로 보는 것은 직무 적합성이다.
국내 대기업은 보통 공채를 통해 스펙 위주로 보고 뽑아서 기초 트레이닝 후 업무별로 배치를 하지만, 외국계 기업은 결원이 발생한 부서의 직원을 수시로 뽑는다. 바로 뽑아서 실무에 투입해야 하기 때문에 해당 직무에 가장 적합한 사람들 뽑는다.
여러 번 얘기했다시피, 우리가 알고 있는 스펙 (학벌)이 부족하더라도 직무 관련 경험, 스킬, 지식 등이 괜찮으면 충분히 어필이 가능하다.
스펙 좋은 사람 뽑아 놓으면, 얼마 지나지 않아 금방 다른 곳으로 가는 경험을 많이 했기 때문에 너무 스펙이 좋은 지원자를 오히려 꺼리는 경우도 있다.
스펙이 좋으면 여기저기 서류를 넣어놓고 우선 합격한 곳에 들어갔다가 거기보다 더 좋은 곳에 합격 발표가 나면 가능 경우가 많다.
취업도 어렵지만 회사 입장에서는 구인하는 것도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너무 스펙만 보고 뽑았다간 언제 나갈지 모르므로, 회사에서 최소 몇 년 정도는 진중히 있을 사람을 선호하다.
보통 취업준비생들을 보면 막연히 외국계 기업의 복지와 근무환경만을 보고 지원을 하려는 경향이 있다. 본인이 어떤 직무에 맞는지, 앞으로 어떻게 career를 이어 나갈지에 대한 고민보다는 일반적으로 많이 알려진 외국계 기업에 취업을 하는 것이 우선인 듯하다.
하지만 장기적인 커리어를 생각한다면 가장 우선시해야 하는 부분은 바로 직무다.
보통은 처음 선택한 직무로 career가 계속 이어지기 때문에 직무적성검사를 받든 지, 평소 관심이 있는 직무가 있으면 보다 심도 있게 파악을 해서 이 직무와 자신의 성향이 맞는지 판단을 우선 해야 한다.
그다음 중요한 것이 바로 업종(산업군)이다. 대부분 직무를 바탕으로 관련 업종으로 향후 이직을 하기 때문이다.
어느 곳이든 통상 동종업계에서 같은 직무로 이직을 많이 하고, 외국계 기업도 관련 업종의 출신들을 선호한다. 따라서 꼭 원하는 기업이 아니라도 원하는 직무와 산업군이라면 일단은 지원을 하고, 경력을 쌓은 후에 원래 원하던 기업으로 이직을 하면 된다.
평생 직업이란 말도 점점 그 의미를 잃어가고 있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평생직장 운운하며 오로지 기업에 목을 매는 것은 한편의 코미디가 아닐까 싶다.
여러 번 얘기하듯이, 외국계 기업에서는 능력만 되면 누구나 통상 3~4년마다 이직을 하기 때문에, 몇 년 머무를 기업에 너무 많은 힘을 빼지 않는 것이 좋다.
길게 보고 직무와 산업에 집중하여 job을 구하는 것이 carreer 관리에 도움이 된다.
(회사만 보고 갔다가 직무가 맘에 안 들어서 몇 년 뒤에 직무를 바꾸고자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경력을 몇 년 까먹는 자체가 마이너스이다.)
블로그 구독자 중에 여의도에 있는 유명 IT 대기업에 계약직으로 뽑히고, 가까운 경기권에 있는 덜 유명한 외국계 기업의 정규직에 뽑혔다고 한다.
전자는 원하지 않는 직군이고, 후자는 원하는 직무이다. 어느 것을 선택해야 맞는 것인가?라고 세미나에서 그가 질문을 했다.
1초의 망설임도 없이, 나는 당연히 후자다라고 했지만, 그가 원하는 것은 부모님과 친구들이 다 아는 곳, 그리고 서울의 중심지에서 지하철을 타서 출퇴근하는 것 이런 직무와 관련 없는 것들에 더 끌리는 듯했다.
고민은 이해를 한다. 나도 저 때였다면 그런 부분이 가장 큰 고민의 하나였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10년 차 이상의 선배 입장에서 볼 때는 안타까울 따름이다.
단지 유명 외국계 (부모님, 친구들이 아는)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관심도 없는 직무로 2년이라는 경력을 까먹는다? 지금의 나로선 상상도 할 수도 없는 일이다.
지방이지만 원하던 직무와 산업군에서 경력을 쌓고, 나중에 원하는 in 서울 외국계로 이직하면 될 것을.
요즘은 외국계 IT기업에 관심이 많은 지원자들이 많다.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외국계 IT기업은 세계 1000대 기업으로만 봐도 약 60~70개의 외국계 기업이 있다. 이 중에서 꼭 IBM과 구글 같은 유명 기업을 고집하는 이들이 있다. 이유를 물어보면, 그냥 유명하니까, 복지와 근무환경이 좋으니까라는 일반적인 답변들 뿐이다.
혹시 다른 IT 외국계 회사를 아는 게 있냐고 물어보면, 대부분 대답을 못한다.
그저 구글, IBM, 오라클, 마이크로소프트 등이다.
별 노력이 없어도 저절로 알게 되는 그런 기업들이다. 누구나 제품, 광고 및 서비스 등을 통해 알고 있는 그런 기업들이다. 이런 기업들만 노리고 우르르 몰려드니, 외국계 기업은 어렵다는 얘기가 나오는 것이다.
최소한 지원하고자 하는 산업군의 어떤 기업들이 있는지 정도는 알아봐야 하지 않을까?
세미나 때 늘 언급하는 프랑스계 IT 업체가 하나 있다. 글로벌 기업 순위로는 1400~1500위 정도 하지만, 평균 연봉과 올해 입사자 연봉 (2017년 1월 기준)은 모두 그 유명한 'I'사보다 높다. 'I'사에서 이곳으로 이직을 많이 하고 , 여기서 'I'사로 이직을 또한 많이 한다고 한다.
이런 정보를 알고 있는 경우에 꼭 'I'사만 고집할 필요가 있을까?
직무와 업종이 정해졌다면, 관련 기업들의 리스트를 정리한 다음에 우선적으로 지원이 가능한 기업부터 공략하는 것이 스마트한 커리어 관리가 아닐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