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까지 열심히, 미래를 준비하며 살아야 하는걸까. 인간은 숨 붙어 있는 동안에는 계속 노력하고 성장하고 발전시키며 미래를 준비해야 하는걸까. 노력도 하기 싫고, 열정적으로 살기도 싫고, 게으르고 그냥 푹 퍼져 있는 걸 좋아하는 나는 가끔 이런 고민을 한다.
<나 혼자 산다>를 볼 때 놀라는 게, 다들 미래를 준비하며 열심히 산다는 것이다. 내 기준에서 보면 모델 한혜진은 이미 성공한 사람이고, 괜찮은 아파트에 혼자 주거하며, 안정적인 월 수입은 물론이고 광고나 방송 출연 등으로 '꽤 잘 버는' 사람일 것 같다. 그런데 한혜진은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대학원에 다니고 모델학과 교수를 준비한다. 박나래 또한(이것도 한심한 내 기준에서 봤을 때), 돈도 잘 벌고 친한 개그맨 동료에게 1억 정도는 턱 빌려줄 수 있을만큼 수입도 많으며 심지어 최근 이사한 집은 2층 규모의 넓은 빌라로 보인다. 하지만 박나래도 '쉴 때'에는 디제잉을 배우고, 마음의 평온함을 위해 자수도 배우고 계속 무언가를 연마하고 배운다. 여유가 있을 때 배워뒀던 디제잉 덕분에 행사도 더 폭넓게 하고 지금은 다른 개그맨보다 '특기'가 하나 더 있는 사람이 되었을 지도. 그렇게 끊임없이 무언가를 배우고, 찾고, 연마하고, 노력하고, 열심히 사는 사람들을 보면 '대단해!!!'(feat.야노 시호)싶다가도, '하아, 난 안 될거야' 싶어져서 우울해진다.
세상에는 '파이팅' 유전자와 '게으른' 유전자를 타고난 사람들이 있는 것 같다. 물론 나는 슬프게도 '게으른' 별에 태어난 사람이다. 나는 시간 여유가 넘치도록 있으면, '오, 이럴 때 뭐라도 배워서 미래를 준비해야지' 싶은 생각은 들어도 그걸 실행으로 옮기지를 못한다. 그냥 누워있다 보면 하루가 다 간다. 누워서 드라마 보고, 티비보고, 인터넷 조금 하고, 뭐 만들어서 먹다 보면 주말이 '안뇽~'하고 사라져 버리는 것이다. 그러면 또 '아, 역시 아무것도 못했어! 젠장' 싶어져서 자괴감이 들고 우울해진다.
근데 도대체 인간은 언제까지 열심히 살아야 하는거지? 중, 고등학생 때에는 대학 가면 여유가 생길 줄 알았지만, 대학 가면 취업 준비로 더 바빠지고, 취업 하면 돈도 맘껏 쓰고 퇴근 후에 여유가 생길 것 같지만 그 시간에 또 노후 준비를 해야 한다. 회사에 가도 계속 승진시험 준비를 위해 공부를 하는 친구들도 있다. 금융권은 물론이고 대기업, 공기업, 공무원 사회도 승진하고 호봉을 높이려면 계속 공부를 하고 시험을 보고 '나는 이렇게 성장하고 있어요!'를 입증해야 한다.
10대에는 20대를 위해 노력해야 하고, 20대에는 30대를 위해 준비해야하고, 30대부터는 퇴직 이후 노후까지 준비해야 한다. 다들 현재에도 끊임없이 미래를 걱정하고 현재와 상관없는 무언가를 준비해두어야만 '살아남는'다. 다들 앞장서 뛰어가니 가만히 서 있는 사람은 도태되고 만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그러니까 사람은 언제까지 '미래'를 준비하며 살아야 하는 걸까. 아, 주말에 누워 뒹굴뒹굴 했더니 주말 밤이 우울해서 이런 뻘소리를 늘어놓는 것은, 물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