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여기 있을 때도 프랑스 여자 같았어

<프랑스여자> 리뷰

by 김송희
movie_image.jpg


프랑스여자

감독 김희정 출연 김호정, 김지영, 김영민, 류아벨 개봉 6월 4일

유학 간 프랑스에서 남편을 만나 결혼하고 10년 넘게 이민자로 살고 있는 미라(김호정)가 오랜만에 고국을 찾는다. 대학 때 함께 연극을 공부한 후배 영은(김지영)과 성우(김영민)가 그를 반긴다. 미라는 한국에 있으면서도 종종 프랑스에 있는 듯한 착각에 빠지고, 20년 전 연극 수업을 받던 덕수궁, 송별회를 열었던 술집에서 과거로 돌아간 듯한 착각에 빠진다. <프랑스여자>는 이민자의 삶을 사는 여자가 고국에 돌아와서도 낯선 기분에 휩싸이거나 과거를 회상하는 모습을 실제로 그 시간과 공간으로 회귀한 듯한 방식으로 연출했다. 미라가 주로 머무는 한국의 모텔은 이국적인 분위기로 어느 나라인지 가늠하기 어렵고, 프랑스인 남편 쥘과 함께한 기억이 종종 공간 속으로 침투한다. 친구들은 미라를 두고 “너는 프랑스가 어울려. 프랑스 가기 전에도 프랑스 여자 같았다.”고 정의 내린다. 이곳에 있지만 늘 저곳에 있는 것 같고, 어느 곳에도 정착하지 못하고 허공을 헤매는 삶. 이민자의 분절된 기억과 림보 상태, 서울과 파리를 오가는 풍경이 연극 무대처럼 이어진다. <열세살, 수아>를 만든 김희정 감독이 폴란드와 프랑스에서 체류하며 겪은 경험을 바탕으로 만든 영화다. 김호정, 김지영 두 배우가 트라우마, 환상, 여행, 불안과 배신 등을 모호하게 그려낸 방식이 돋보인다. 때론 모든 것이 정확하게 설명될 필요는 없다. 이 영화를 보고 나온 관객의 감정 또한 그럴 것이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멋있었던 과거가 촌스러움을 넘어서 밈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