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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시 Dec 02. 2015

일상 속 자유인

내가 하고 싶은 것을 누리고 사는 삶

우리는 자유롭게 태어났지만, 어디에서나 칸막이에 갇혀있다.
<큐브, 칸막이 사무실의 은밀한 역사>


하늘도 몸도 찌뿌둥한 오늘 아침. 결국 늦잠을 자버렸다. 유독 오늘의 출근길은 자유의 상실감을 더욱 실감한다. 어제 밤 끝자락을 부여잡다가 팟캐스트를 틀고 누워있었는데 나도 모르는 사이 잠들었다. 새벽에 잠깐 눈을 떠보니 형광등과 컴퓨터가 반짝거리고 있었기에 다시 끄고 깊이 잠들었는데 꿈에서 별일이 있었다. 아파트에서 지진이 나는 바람에 밖으로 나갔다가, 외국에서 유니콘과 파인애플을 싼 값에 가져온다는 필리핀 아저씨를 만나 대화를 나누었다. 신기하게도 아저씨는 한국말을 잘했다. 여러모로 신박했던 꿈을 뒤로한 채 이젠 눈을 떠야 할 시점이라는 느낌이 들자 자연스럽게 눈이 떠졌고 시계는 8시를 넘어갔다. 아 이런.


맨 얼굴로 후다닥 옷과 짐을 챙겨 택시를 타고 회사로 향하던 중, 어제 친구가 사준 수제 초코빵을 놓고 와 버린 게 생각났다. 아 이런. 내일 먹어도 괜찮을까. 초코빵과 커피를 마시며 여유 좀 즐기고 싶었으나 실패다. 여기까지가 오늘 아침  출근길의 단상이다.


'자유'는 늘 매혹적인 단어고, 우리는 자유로운 상태를 원한다. 어디에 있든 말이다. 퇴근이 좋은 이유도 무언가로부터 벗어난다는 쾌감이 들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자유로운 생활과 일명 칸막이 생활을 반복하는데, 사실상 우리에게 주어진 그 짧은 '자유'를 만족스럽게 보내기란 쉽지 않다. 사람마다 성향과 가치관이 다르기에 정답은 없지만, 내 경우에는 퇴근하고 나면 자유인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 삶을 주체적으로 살아가는 자유인. 진짜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해나가는 사람.


하지만 막상 자유가 주어지면, 그중의 대부분의 시간을 그저 허비하기가 쉽다. 읽고 싶었던 책을 진득하게 읽으려고 하면 다른 흥미거리가 생겨서 딴짓하게 되고. 그러다 보면 원래 하려고 했던 것을 못 해내는 경우가 꽤 많다. 요즈음 진정한 몰입이 필요한 시점이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깊게 몰입하는 시간 말이다. 만약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잘 모르는 경우에는, 내 시선이 저절로 어디로 가는지를 보자. 중요한 건, 자연스럽게 끌리는 그 무언가를 발견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더 깊이 탐구해봐야 한다. 주변에서 실행력이 뛰어난 지인은 이렇게 말했다 "내일이면 안 보게 되니까, 지금 흥미가 생겼을 때 바로 찾아봐야 해." 


그녀는 흥미로운 거리가 생기면, 바로 관련 영상을 찾아보거나 관련 책을 읽는다. 매우 좋은 습관이다! 아무래도  다음날엔 그 흥미거리가 잊히거나 식기 마련이니까. 국내 대표 크리에이터로 유명한 '양띵' 또한 인터뷰에서 비슷한 이야기를 했다.


“오로지 추진력 하나로 이 자리까지 왔다”고 말한다. 그는 “‘이건 해야 해’라는 생각이 들면 바로 내일 실행했다. 좋은 콘텐츠가 만들어질 때도 있고, 그렇지 못한 경우도 있지만 일단 누구보다 먼저 시도하는 게 중요하다.”
출처: 
스타 BJ가 털어놓는 성공 비결 


내게 좋아하는 것이 생긴다는 건, 마치 '썸 타는 사람'이 생긴 것과 비슷하다. 썸이 그냥 썸으로 끝나지 않으려면 그 감정에 솔직해지고 더 깊이 알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의 뇌는 많은 자극으로 인해 무감각해지기 쉽기에, 설레는 감정이 왔을 때 소중히 하라는 친한 오빠의 조언에 뼈가 있다. 그러니 자신이 설레는 무언가를 발견했다면, 소중한 그 작은 불씨를 꺼트리지 않고 키워가길 바란다. 물론 나도 당신도.


나의 그림 모델이 되어준 인물은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충실하고, 열정적으로 탐구하는 사람이다. 청순하면서 지적인 그녀의 취미 중 하나는 폴 댄스다. 그리고 꽤나 잘한다. (난 춤에 대해 잘 모르지만, 그녀의 춤을 보면 잘한다는 걸 알겠다.) 끊임없이 연습하니 실력이 일취월장이다. 심지어 여행 중에서도 봉과 비슷한 형태를 보면, 붙잡고 자유롭게 춤을 추는 그녀의 사진 속에서 진정 자유인의 모습이 느껴진다.


일상이 멈추는 순간 삶의 이야기는 춤이 된다.
<우리의 삶이 춤이 된다면>
마치 하늘을 나는 것처럼 자유로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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