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봐, 직관적인 선택을 할 때라구
어디로 가야 하는지 모르는 밤이 꽤 많다.
무언가를 열심히 했음에도, 마음이 채워지지 않는 허전함을 느낄 때 더욱 그렇다.
이렇게 몸과 마음이 지친 날엔 나를 달래 줄 무언가가 필요하다.
어렸을 땐 마냥 사람을 찾았지만, 이젠 사람이 아닌 어떤 공간과 책과 노래, 혼자 있는 시간에서 찾을 수 있게 되었다. 나를 안아줄 수 있는 존재가 사람만이 아니란 걸 알았다.
마침 이어폰에서 내가 좋아하는 가수의 목소리가 들렸는데, 아래 가사가 와 닿더라.
어두운 미로 속에 난 나를 잃었죠.
어디로 가야 하는지 모르는 밤.
<Hero> 짙은
요즘 들어 두통이 잦아졌는데, 이런 생각이 든다. 뭐 얼마나 오래 산다고, 무엇을 그렇게 두려워 하며 사나.
아무것도 정해진 것도, 결정된 것도 없는데
지레짐작하며 가상의 시나리오를 미리 짜는 행위가 나를 아프게 한다. 그냥 끌리는 대로 선택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텐데.
오늘 만난 동생에게 이런 말을 했다.
아, 내가 너처럼 2년만 어렸어도 연애 실컷 할거야! (... 뒤이어 왠지 2년 뒤에도 나는 같은 소리 할 것 같단 말과 함께.)
사실 점점 사람 만나는 게 어려워지는 건, 내 탓이 크다는 생각이 든다. 누군가를 만나는게 점점 두려워져 이 사람과 만나도 괜찮을까?라는 답이 없는 답을 찾는다.
생각해보면 늘 이렇게 묻더라.
내가 계속 이 일을 해도 괜찮을까?
지금 회사가 최선일까?
물론 질문하는 행위는 중요하다.
사랑에서도, 일에서도, 인생에서도.
다만, 답이 없는 문제에서 최선의 정답을 찾으려는 행위로 인해 오히려 아무것도 못할 때가 문제인 것 같다.
이럴 때는 그냥. 끌리는 대로 판을 던져보는 것도 괜찮단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