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라운드의 달콤 창고 이야기
사람에게는 누구나 선한 마음이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감동적인 뉴스를 접할 때면, 아직 세상은 살만 하다고 말하며 마음이 따스해짐을 느끼고, 가슴 아픈 사연을 접할 때면 괜스레 안타까워진다. 그 이유는 우리가 사회적 동물, 즉 혼자서는 살 수 없는 존재들이기 때문이 아닐까.
우리는 사람에게 상처받고, 사람에게 위로받는 존재들이다.
이 날의 나는 슬픔으로 가득했던 날이었다. 혼란스러웠고 막막한 심정으로 강남역을 그저 걷고만 있었다. 누군가의 위로가 필요했던 걸까. 문득 말로만 듣던 '달콤 창고'가 생각났다. 강남역에 있다는데, 정말 찾아볼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라운드'란 앱을 사용하는 누군가가 자발적으로 시작한 일이 어느 순간 '어라운드의 문화'가 되었다고 한다. 마치 보물상자를 찾는 것처럼, 강남역 안을 헤매었다. 내가 뭐 하고 있는 건지 싶을 때쯤, 달콤 창고 중 하나인 양말가게를 찾았고, 소심하게 가게 주변을 돌아다니다가 드디어 달콤창고를 발견했다.
눈치 보지 말 것! 그리고 힘낼 것!
왜 양말 가게에 이런 신기한 것이 있는건지, 남의 가게에서 마음대로 문을 열어도 되는 건지 싶었을 때쯤, '눈치 보지 말 것! 그리고 힘낼 것!' 이란 한마디가 힘들었던 마음에 위로가 되었다.
나처럼 그 앞에서 서성거리는 이가 많았던 걸까. 어느새 내 옆에 다가온 사장님이 사탕 한 개를 쥐어준다. 용기를 내어 문을 열자, 그 안은 달콤한 먹거리뿐만 아니라 누군가의 응원의 메시지로 가득했다.
그저 솔직하게 생각을 표현하는 익명 SNS 공간으로 알고 있던 '어라운드'앱은 그저 착한 사람들이 모인 곳이 아니었다. 그곳은 사람의 선한 마음을 이끌어내는 곳이었다. 그렇게 따스함을 느끼며, 나 또한 한 마디를 담았다. 익명의 누군가에게 힘이 될 수 있기를 바라며.
지금도 잘 운영되고 있는지는 모르겠다. 다만, 그런 따스함이 늘 우리 어디에선가 곁에 있어줬으면 좋겠다.
드디어 봄이 다가온다. 참으로 겨울이 길었던 건지, 봄의 존재가 정말 오랜만이다. 올 해는 좀 더 따스한 일이 가득했으면 좋겠다. 당신에게도, 나에게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