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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시 Jun 10. 2016

나에게 책과 서점이란

무한한 세상을 함축한 공간

사실 책을 좋아하는 편이 아니었다.


생각해보면 어렸을 때에는 꽤 책에 열광했던 것 같다. 만화책과 판타지 소설, 팬픽에 한정되었을 뿐이지만.

대학생이 되고선 거의 책을 가까이하지 않았다. 과제 때문이 아니고서야 책을 진득하게 읽은 적도 없었다. 어쩌면 나는 난독증이 아닐까란 생각을 했을 정도다. 그 당시에도 독서 말고도 할 게 얼마나 많던지, 늘 책 보다 자극적인 무언가를 가까이했다. 


나에게 책이라는 존재가 삶의 일부가 된 건, 한 권의 책 덕분이었다. 바로 도미니크 로로의 '심플하게 산다'의 책이었는데, 나의 첫 번째 인생 책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 책은 내가 원했던 라이프스타일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해주었고, 정 반대의 삶을 살고 있는 나도 그렇게 살 수 있다고 용기를 주었다. 나를 꿈꾸게 하고, 두근거리게 만들고 변화를 주는 책이 인생 책이라고 생각한다. 그 한 권의 책이, 그 속의 한 문장이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걸 깨달은 순간부터, 책을 가까이하게 되었다. 정말 자연스럽게 말이다. 끌리는 책 표지를 수집하고, 울림이 있는 문장을 수첩에 끄적거리는 취미가 생겼고, 책이란 존재는 나의 영감의 원천이 되었다. 

내가 가장 사랑하는 서점, 땡스북스.


더불어 서점가는 것을 좋아하게 되었고, 우연히 마주치는 책과의 만남에 가득 설레게 되었다. 

서점에 가면 마치 무한한 우주에 있는 느낌이다. 일단 끌리는 책 표지를 발견하고, 그 안을 펼치면 하나의 우주를 품은 책의 속살을 보는 느낌이랄까. 아 속살이라니, 간지러운 표현이네. 그나저나 우리 회사에서 가장 좋은 점을 뽑으라면, 교보문고가 가까이 있단 점이다. 일하다가 유독 지친 날이면 점심을 먹고 싶지 않았다. 점심식사 대신 교보문고에 가서 책을 만나곤 했는데 어쩜 그리 위로가 되던지. 그야말로 교보문고는 나의 피난처였다. 만약 이사를 가거나 이직을 한다면, 서점과 가까운 곳으로 가고 싶다고 생각할 정도였다.


무엇보다 혼자 살게 되면서, 책과의 만남에 푹 빠질 수 있었던 것 같다. 혼자만의 시간은 오직 나에게 집중할 수 있게 했다. 책을 다 읽지 못해도 괜찮다. 그 안에서 얻은 한 문장으로도 충분히 족하다. 그 한 문장 덕분에 나의 생각은 커졌고, 나의 세계를 구축하는 또 다른 재료가 되었으니 말이다.



평소와 다른 생각을 하게 만들고, 머리 속에서 모호했던 생각을 글과 그림으로 표현할 수 있는 힘은 바로 책 덕분이란 걸 느끼면서, 창작을 위한 서점을 만들고 싶단 꿈까지 품게 되었다. 그렇게 '서점'과 '책'은 나의 삶을 풍성하게 만드는 키워드가 되었다.


아직 나는 책을 자주 읽기도, 완독 하는 것도 어려워한다. 그럼에도 좋다. 

내가 드디어 책을 즐길 수 있게 되었다는 점 하나만으로도 행복하다.


나의 관점을 만들어 준 책

- 훔쳐라 아티스트처럼 : 나의 영감 지도를 만들 수 있는 가이드. 보물 같은 문장들로 가득하다.

- 센스의 재발견: 모든 지식은 연결되어있으며, 우리는 누구나 센스 있는 사람이 될 수 있다.

-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 아무것도 몰랐던 아이에게 세계관을 심어준 책. 우리 모두가 읽었으면.

- 심플하게 산다 : 양보다 질. 보드라운 캐시미어 담요 하나로 행복해지는 법을 배우다.

- 삶을 바꾸는 책 읽기: 라디오를 읽어주는 것처럼, 삶을 따뜻하고 풍성하게 만드는 책 읽기에 대한 에세이.

- 내가 정말 좋아하는 농담: 재치 있는 사람. 넓고 얕은 지식과 유쾌함을 배운 책.

- 하버드의 생각 수업 : 생각다운 생각. 스스로 생각할 줄 아는 사람만이 일과 인생을 장악할 수 있다.

- 우리들의 파리가 생각나요 : 배우자와 함께 꿈을 키워간다는 것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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