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랜서 혹은 외주용역으로
일해온지 11년째인
최부장은 요즘
신기한 경험을 한다
그에게는 남에게 시원스럽게
말하지 못할 징크스가 있었는데
이름하여
'새 명함 습득 징크스'였다
최부장이 잘 다니던 사무실도
자신의 이름이 새겨진 명함이 제작되어
손에 들어오는 날에는
얼마 못가서 그 사무실을 꼭 그만둬야 하는 일이 발생했기 때문이었다
한번, 다시 또한번
세번쯤의 반복은 운명의 일치이겠거니
생각했으나
네번 이상의 반복은 더이상 우연이 아니었다
그런데, 새 명함을 받은지
벌써 육십삼일째
그는 아직 굳건히 당산역 근처의
L사로 계속 출근 중이다
최부장이 간과한 사실이 하나 있다면
그의 명함 뒷면에 있는
영문이름 철자의 시작이 다음과 같다는 것이다
Chio
* 징크스(jinx)
- 재수 없는 일, 불길한 징조의 사람이나 물건 , 불길한 일, ‘액’(厄)
- 그렇게 될 수밖에 없는 악운으로 여겨지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