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살 혹은 여덟살 때 자주 갔던 그 절(寺)에는
나를 보며 사납게 짖던 개(犬) 한 마리가 살았지
나보다 몇살 정도 더 먹어 보였던 그 개(犬)는
선방(禪房) 문을 닫을 때는 조용히 닫을 줄 알았고
노(老) 스님처럼 공손히 합장할 줄도 알았어
다만, 선방(禪房)이 어른들의 긴 이야기에 잠겼을 때
나 혼자 산책하며 만났던 그 개(犬)는 흰 이빨을 하고
나를 향해 으르렁 거렸을 뿐이었지
개(犬)들이 종종 낯선 이들을 향해 짖듯이
나에게 욕을 했던 게 기억나
세상 만물 속에는
각각 부처의 마음이 들어 있다던데
개(犬)에게는 불성을 찾을 수 없다 했으니*
성냄과 겁박(劫迫) 앞에서
사람들은 서로가 송곳니를 드러내는 법
그 절(寺)에만 가면
이유없이 받게 되는 불똥을 피해
나는 다른 친구들과 교회를 다니기 시작했어
'내 영혼을 칼에서 건지시며
내 유일한 것을 개의 힘에서 구하소서'**
세상 사람들은 묵묵히
개(犬)들의 힘을 견뎌 왔고
혹은 스스로가 더 무섭게 으르렁 거리곤 했어
사나운 개(犬)가 살던
기억 속의 그 절(寺)에서 처럼
* 구자무불성(狗子無佛性)
** 다윗의 시, 시편 22장 20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