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충과 파충류에게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벗어야 살고
벗지 않으면 죽는 것
낡은 옷을 벗듯
자신의 허물은 가볍게 버리고
자리를 뜹니다
한 사람에게
자신의 살(肉)이기도 했던
허물이 있다면
하루가 꼬박 걸리더라도
곤충이나 파충류처럼
살기 위해
허물을 벗어 보는 것은 어떨까요
악마적인 것은
허물이 있다는 데
있는 것이 아니고
벗어야 할 허물이
하나도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니까요
지금 창 밖에선
7월이 옷을 벗어
마침 8월의 모습이 되려
하고 있습니다
제 눈은
옷을 빠져나온 여인의 몸을 보듯
충혈 되어 있구요
* 7월 마지막 날 출근길의 즉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