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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길버트 길벗 길But Jul 31. 2017

허물을 벗는다는 것



곤충과 파충류에게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벗어야 살고

벗지 않으면 죽는 것

낡은 옷을 벗듯

자신의 허물은 가볍게 버리고

자리를 뜹니다


한 사람에게

자신의 살(肉)이기도 했던

허물이 있다면

하루가 꼬박 걸리더라도

곤충이나 파충류처럼

살기 위해

허물을 벗어 보는 것은 어떨까요


악마적인 것은

허물이 있다는 데

있는 것이 아니고

벗어야 할 허물이

하나도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니까요


지금 창 밖에선

7월이 옷을 벗어

마침 8월의 모습이 되려

하고 있습니다

제 눈은

옷을 빠져나온 여인의 몸을 보듯

충혈 되어 있구요




* 7월 마지막 날 출근길의 즉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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