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통함에 관하여 / 길But
내 기억의 가지 위에
새 한마리
무지개 빛 깃털을 고르고 있습니다
서울 한강을 날개짓으로 건너
출근한다고 믿는 나는 어느새
나를 흔들어 줄 다른 존재를 기다리는 나무가 됩니다
각자의 입장에 따라 누구나 새든 나무든 될 수 있는
세상에서는 마주 본다해서 누가 과연 갇혀있는
삶을 살고 있는지 알아 낼 방법은 없습니다
거절하고 떠나고 끝낼 수 있을 때의 주체는
미래 때문에 고독하고
그리워하고 남고 처분을 기다리는 객체들은
추억 때문에 고독한 법 입니다
새와 나무
양쪽 모두
비통합니다
* 모든 관계는 비통하다 - 허수경 시인
* 허수경 시집 완독 기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