뿔 / 길But
내 몸을 만지다가 뿔을 하나 발견했지
풍랑 많고 외로운 것이
개개인마다 꼭 섬 같은 사람들 사이를
선인장처럼 고슴도치처럼 흐르는 뿔
세상의 벽을 향해 일어선 손톱같고
굴종 앞에 깨문 입술같고
허물고 다시 세우고 싶지않은 뿔
분명 내 몸에 붙어 있으되
먼 바다 한가운데 섬에 닿은 뿔이다
원래의 성격이 모난 탓이라
비난받고 비교 당하는 뿔
태초의 지구와 태초의 달이 부딪혀
각자의 뇌수와 타액을 교환하고
멀리 떨어져 바라만 보는 지금처럼
고요한 밤 바다 위에
뿔처럼 솓은 섬과 환한 달이
오래전 나눴던 사랑을 떠올리게 하는 밤
내 몸을 만지다가 뿔을 하나 발견했지
그거 알아?
뿔 있는 짐승들이 모두 초식동물인 거,
육식성 입맛을 가진
동물들을 조심해야 해
내 몸에서 뿔을 발견한 날
* 사진 출처 - 네이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