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한마리 / 길But
새 한마리
손手에 들어와 산다
밥 먹을 때의 나의 손은
젓가락을 사용하는 새의 부리 같고
글을 쓸 때의 너의 손도
필기구를 물고 있는 새의 부리 같기만 하다
지나간 사랑을 생각할 때에
사람들의 가슴에 아련한 통증이 느껴지는 이유도
서로의 몸을 쓰다듬은 자리마다
새의 부리가 통통통 파먹은 구멍이 이유일 것이다
새는 한 나무만 사랑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들은 그때 왜 그렇게 일찍 서로를 포기했을까
내 손이 누군가의 이름을
잠시 집었다가 놓는 저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