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같은 집 / 길But
그림같은 집을 가져보는 게
소원이었던 남자
아직 그림 속에 산다
키가 큰 전나무들을 집 주변에 두르고
가까이에 시냇물도 끌어다 놓고
지붕에는 솜이불처럼 두껍게 쌓인 겨울눈
그 집의 낮과 밤은 너무나 고요하여
그 속에 사는 사람들도 그림처럼
입술 한번 달싹 거리지 않는데
꿈 속에 그리는 사람들과 순간들까지
그 집안의 풍경은
늘 정지화면처럼 멈춰있다
그림같은 집을 가져보는 게
소원이라서
아직 그림을 그리고 있는 그 남자의 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