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ss 문

part. 2

밤 하늘 위로 여인의 얼굴

떠오른다

당신은 더이상 여인이 아니고

달이고

온 우주에서 가장 강한 중력을 가진 듯

내 눈동자 별이

밤의 책갈피 사이에서 그대에게 붙들린다

밤의 나뭇가지가

하늘의 그 환한 동그라미를

부지런히 찔러 대는데

어루만지는 듯도 하고

종(種)을 극복한

사랑의 몸짓 같기도 하다

그건 순수한 바람 탓이고

마음의 뿌리 깊은 곳에서 출발한

뜨거운 자의(自意)이기도 하다

추운 날의 달은

따뜻한 날의 달과는 다르게 창백하다

여름밤 동학사 시냇물 옆에서

동동주를 잔에 따르던 기억은

노란 달을 녹여 입안에 넣던 기억이다

겨울의 달은 하얗고 보드라운

당신의 다리가

우동처럼 내 목을 넘어가는 느낌이다

밤 하늘 위로 달이

떠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