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를 한입 베어 먹는다
윗니 4개와 아랫니 4개의 협업이
사과를
애플사의 로고처럼
만들어 놓았다
좀더 공학적으로 말하자면,
총 8개의 신호가 1번의 바이트
자국을 냈다는 말이고,
그 자국이 내 눈에게 최소단위의 흔적을
제공했다는 말이다
인공지능이
소설을 쓰고
운전이나 택배업무는
자동항법 장비와
로봇들로 대체될 시대,
우리는 늘
더 나은 대안들을
찾다가
자충수(自充手)를 두는
바둑기사들 같기도 하고
날마다
어제의 낙원에서
쫓겨나고 있는
아담과 이브
같기도 하다
어쩌면
나이를 먹는다는 것
자체가
사과를 베어먹는
일인지도 모를
돌아갈 수 없는
어제의 낙원이며
시간에 의해 강요되는
노화와 종국(終局) 방향으로의
행진같다
오늘도 사과를 베어 먹으며
* bite(이빨로 물다)와 byte 의 유사 발음
** 1byte(=8bit)로 표현할 수 있는 신호는 총 256종류로, 1byte로 1개의 알파벳 문자 하나를 표현할 수 있다고 하여, 1캐릭터라고 부르기도 한다
*** 자충수(自充手) - 바둑에서 자기의 수를 줄이는 돌, 즉 상대방에게 유리한 수를 일컫는다. 일상에서는 스스로 한 행동이 자신에게 불리한 결과를 가져오게 됨을 비유적으로 이르며 '자업자득(自業自得)'과 같은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