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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길버트 길벗 길But Feb 04. 2017

사과를 먹다가



사과를 한입 베어 먹는다

윗니 4개와 아랫니 4개의 협업이

사과를

애플사의 로고처럼

만들어 놓았다


좀더 공학적으로 말하자면,

총 8개의 신호가 1번의 바이트

자국을 냈다는 말이고,

그 자국이 내 눈에게 최소단위의 흔적을

제공했다는 말이다


인공지능이

소설을 쓰고

운전이나 택배업무는

자동항법 장비와

로봇들로 대체될 시대,


우리는 늘

더 나은 대안들을

찾다가

자충수(自充手)를 두는

바둑기사들 같기도 하고


날마다

어제의 낙원에서

쫓겨나고 있는

아담과 이브

같기도 하다


어쩌면

나이를 먹는다는 것

자체가

사과를 베어먹는

일인지도 모를


돌아갈 수 없는

어제의 낙원이며

시간에 의해 강요되는

노화와 종국(終局) 방향으로의

행진같다


오늘도 사과를 베어 먹으며






* bite(이빨로 물다)와 byte 의 유사 발음


** 1byte(=8bit)로 표현할 수 있는 신호는 총 256종류로, 1byte로 1개의 알파벳 문자 하나를 표현할 수 있다고 하여, 1캐릭터라고 부르기도 한다


*** 자충수(自充手) - 바둑에서 자기의 수를 줄이는 돌, 즉 상대방에게 유리한 수를 일컫는다. 일상에서는 스스로 한 행동이 자신에게 불리한 결과를 가져오게 됨을 비유적으로 이르며 '자업자득(自業自得)'과 같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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