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이 한없이 가라앉아 심해의 끝으로 닿을 것만 같은 순간, 걷잡을 수 없는 우울에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당황스러운 순간, 아무것도 아닌 나를 발견하고 주저앉고 싶은 순간들이 있다. 그럴 때마다 나를 붙드는 것은 '오늘 나의 삶을 나로 살아가는 것은 유일하다'는 생각이다. 오늘을 살아내면 내일이 찾아오고, 내일의 나는 오늘의 내가 아니다. 때로는 무력하고 때로는 슬플지라도 그 순간 나는 나만의 고유한 것이다. 오늘 나의 하루는 유일하다.
나는 돌고 도는 무한한 길보다는 좁고 길지 않을지라도, 조금은 발이 아플지라도 작게 피어난 민들레와 꿈틀거리는 지렁이, 얼굴 모르는 고단한 이에게 쉬었다 가라며 소박한 의자 하나를 꺼내놓은 누군가의 마음을 발견할 수 있는 오솔길을 택하겠다. 영원한 회귀를 믿기보다는 오늘 이 순간의 나에게, 나의 감정에 눈을 놓이겠다.
오늘도 나의 유일한 하루를 살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