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이상한 일이야. 겨우 1년을 넘긴 사회생활, 너는 벌써 지치고 있어. 네가 회사에 기대하는 건 뭘까? 회사에서 너에게 기대하는 건 뭘까? 줄어들지 않는 것만 같은 빈 틈에, 어느 방향으로 가는지 안내하기는커녕 고장이 나 빙글빙글 돌기만 하는 나침반이 된 것 같은 느낌이야.
너는 요즈음 네 나이보다 딱 3년을 더 일한 아버지를 자주 떠올리고는 해. 아득한 그 시간을 지나 여전히 아침 6시면 출근을 준비하는 분주한 모습을 생각해. 오늘을 마주하게 한 건 무얼까? 가치일까 돈일까 가족일까? 네가 이해하기에는 그 시간이 너무 거대하다는 너에게 원인을 알지만 모른 척하고 싶은 답답함에 숨 가빠하는 너에게 이 모든 이야기를 들으면 아버지는 뭐라고 하실까?
확신을 가지고 말해줄 수 있는 건 그 분은 너를 꼭 안아주실 거라는 거야. 평가도 비난도 없을 거야. 너도 그 품을, 너를 한없이 애틋하게 바라 볼 눈빛을, 따수운 마음을 아니까 털어놓지 못하고 있는 거지?
단추 하나가 어긋난 줄 알았는데 지금 다시 보니 나랑 맞지 않는 옷은 아닐까 싶다는 너에게 나는 차마 괜찮아질 거라 가벼운 위로를 던지지도, 취업이 그렇게 어렵다는데 무슨 배부른 소리냐고 다그치지도 못해.
우리, 우선 오늘을 보내보자. 할 수 있는 만큼 견디고 너의 슬픔과 불안을 이해하자. 소중한 사람들을 만나고 아침을 먹고 적당한 시간에 잠에 들자.
그리고 마음을 아끼자.
그 무어보다 너의 마음을 감싸주자. 우울이 스며들어 바다 속에 가라앉지 않도록 땅을 딛고 서자.
그리고 내일을 마주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