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쓰기 시작했다.
작정하고, 시작한 글쓰기였다.
노트북 앞에 앉자
생각나는 대로 문장들이 흘러나왔다.
하고 싶은 말이 너무도 많았다.
글로 풀어내는 순간,
내 안에 묵혀 있던 감정들이 조금씩 해소되는 느낌이었다.
꾸며내지 않고, 솔직해지니
비로소 보였다.
내가 누구인지,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세 시간 넘게
손가락을 부지런히 움직이고
모니터를 뚫어져라 바라보다 보니
눈이 시큰하고 피로가 몰려왔지만—
멈추고 싶지 않았다.
이건 누가 시켜서 하는 일이 아니다.
내 즐거움을 위한, 기꺼운 열심.
그것이 지금,
그저 반갑고 반갑다.
나는,
작정하고 글을 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