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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내가 주로 팀장을 평가하는 조직 문화에 대하여

물론 막내도 목숨은 하나입니다

포커스미디어코리아는 업력 4년 차 상큼상큼 스타트업입니다. 모두가 모두를 존중해야 한다는 약속을 기반으로, 직책 없이 '님'호칭과 존대를 쓰죠. 대표도 팀장도 없다 회사가 조직 문화 개선에 관심이 높아, 이 글을 쓰는 중에도 컬처 오피스 부서의 1대 1 공식 뒷담화(?)에 끌려갔다 왔어요. 주제는 일에 방해가 되거나 도움이 되는 게 있다면 가감 없이 이야기하라! 였고, 홀린 듯 다 털어놓고 와버렸습니다...! (관련 이야기 coming soon)


사실 퍼스트펭귄 랩이 실험실이기 때문인지 조직 문화의 분야에서도 사내에서 가장 실험적인 수준인데요. NGO부터 중소기업 대기업까지 조직 문화 좀 겪어봤다 한 정 팀원(저)도 인정한! 퍼스트펭귄 랩의 아주 첨예하고 엄격하고 권위 있는 조직 관리 방식 두 가지를 소개하겠습니다.


효율적인 조직 문화 기본 : 포인트 평가 제도


퍼스트펭귄 랩은 엄격한 성과제로 운영됩니다. 모두가 모두를 평가하는 빅브라더 조직이죠. 관리자의 근거 없는 고평가, 저평가를 지양하며 팀원 한 명이라도 납득하지 않는다면 포인트로 반영하지 않습니다.(본인 반박은 안 받음) 항목은 심플합니다. 냉정 점수..! 전무 점수..!  


쓸데없지만 정확한 수식이 걸려있음


처음은 '와 누구님 진짜 냉정하네..' 혹은 '완전 전무야 뭐야..' 하는 인성 놀림(?)이었으나, 해당 평가를 받은 팀원들이 억울해 하자 포인트 평가라는 진검승부가 시작된 것이죠. 냉정 1등은 아이스크림을 사고 전무 1등은 국밥을 사야 합니다. 마감 기한이 다가오고 있으니 중간 점검을 공개해볼까요?


도라에몽 너 냉정 점수 1점

냉정 점수 1등 장팀원

퍼스트펭귄 랩 막내 장팀원이 현재 스코어 5점으로 냉정 점수 1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장팀원은 주로 냉정 포인트를 메기는 편입니다. 막내지만 팀장을 가장 예리하게 감시 중이죠. 다만, 본인이 제일 주도적으로 주면서 1등인 이유는

포인트를 받고 은근히 즐거워하는 동료들이 있어 그들을 견디지 못하고 압수해버리는 바람에(...) 본인이 전부 흡수해버린 케이스죠. 냉포의 진정한 의미를 흐리는 사람은 냉포를 받을 수 없다. 냉포 압수.


전무점수 1등 김팀장

전무스러운 발언을 한다면 받는 점수입니다. 공교롭게도 직책자 김팀장님이 1등을 기록 중이네요!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단축근무 시행이 끝나던 무렵, 앞으로도 일 끝나면 퇴근해도 되지 않을까? 하는 의견을 내시고도 '그래도 12시 퇴근은 업무 배분이 잘못된 거다. 일을 더 줘야 한다.'라고 하셨다가 점수받아버렸다고 억울하다고 하십니다. 하지만 엄격한 포인트 평가제도는 본인 반박은 안 받아요. 2점!!!!!! 완전 2점!!!


효율적인 조직 문화 심화 : 이것까지 프로젝트 제도


퍼스트펭귄 랩 팀원들은 모두 먹는데 굉장히 진심인 편입니다. 팀장이 먹고 싶다고 해서, 연장자가 먹고 싶다고 해서 메뉴를 통일하는 법은 결코 없죠. 이런 회사생활도 있는지 처음엔 못 믿었어요. 정말.. 정말 팀장님 드시는 거 같이 안 먹어도 되나요..? 으르신인데..? 매일같이 상무님 속도에 맞춰 10분 만에 구내식당을 먹고 20분 동안 흡연자들 옆에서 캔음료 먹던 때는(저 비흡연자..) 생각도 못할 일이었거든요.


점심 시간에 쌈바 추고 오기 완전 가능


퍼스트펭귄 랩은 누구든 공정한 기회를 얻어 메뉴 비전 제시 후 인원을 모으는 개별 프로젝트로 진행됩니다. 안 되는 것도 없고, 무조건도 없고, 설득하면 빅 프로젝트 못하면 싱글 프로젝트. 그럼 프로젝트 성사율 현황 보실까요!


프로젝트 성사율 1등 강팀원

예비 덕희맘이 되시고 기가 막히게 시간/날씨/장소 TPO에 맞는 메뉴 비전을 제시하고 계십니다. 덕희가 메뉴 영재라는 이야기가 있어요..!


두 번 말하면 더 강력해지는 비전 제시


종로에서 여의도 사무실 이전하기  쉑쉑버거 그리고 사찰음식(여의도엔 이런  없다고요 흑흑),  빠지게 바빴던  짭짤하고 기름진 파파존스 등등.. 먹어보지도 않았는데 그 맛있는 맛을! 바로 지금 먹으면 제일 맛있는 맛을 덕희는 어떻게 알고 콕 집어 먹고 싶다고 해주는지 정말 신기하다니까요.


프로젝트 아차상 정팀원

최근이 종로 사무실과 이별하는 시즌이었던 터라 애착 맛집이 유별났던 다른 팀원 한 명은(저) 꿋꿋이 자기의 길을 가기도 했습니다. 항상 그릭 요거트 전문점 요거트맨에 가자고 제안하지만 대개 싱글 프로젝트로 종결되죠 ^_T 요거트맨 테이크아웃 후 사무실에서 아이돌 뮤비 보며 칠링했던 점심시간이 회사 생활 중 가장 행복했다고 합니다,,




하루 중 절반 가까이를 보내는 게 직장생활이고, 가장 자주 만나는 게 직장 동료인데 재밌는 일 한 가지쯤은 있어야죠. 밥 정도는 자유롭게 먹을 수 있어야죠. :) 막상 이렇게 웃으면서 직장 생활을 하다 보니, 그때그때 소소하게 행복한 걸 넘어 일하기도 좋더라고요. 쓸데없는 눈치를 안 보게 되고, 업무 피드백과 제안이 솔직하고 활발하게 이루어지죠. 도움 요청하고 도움을 주는 것도 자연스럽고요. 놀리는 거 좋아하고 먹는 거 진심인 바람에 업무 문화가 좋아져 버린 선순환의 현장...!


첨예하고 엄격하고 권위 있는 조직 관리 방식.. 재밌지 않나요?!! 속 시원하고 맘 편하게 회사 고민은 딱 일로만 시작하고 끝내고 싶지 않나요?! 당신의 능력을 펼치는데 진심으로 응원과 도움을 받고 싶나요?!!! 자리 있습니다. 냉정 팀원과 전무 팀원(?)이 아이스크림이랑 국밥 사드립니다. 여기로 연락 주세요 :-)


ⓒ정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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