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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란으로 바위치기?

입찰 경쟁PT, 승리의 여신은 누구의 손을 잡아줄까

by 프레젠티스트


1. 입찰 PT, 답이 정해진 게임?



입찰 PT 현장은 단순한 발표장이 아니다.

때로는 이미 정해진 승자를 위한 형식적인 자리이기도 하다.

지난번 진행한 PT도 처음엔 그런 자리인 줄 알았다.



현장의 실무진과 임원들은 A사를 원하고 있었다.

하지만 대표만 B사를 원했다.

더욱이 원래는 PT 평가 자체가 없었는데, 서류 평가에서 B사가 불리해지자, 대표가 평가를 추가한 상황.


이 얘기를 듣자마자, 속으로 생각했다.



‘그럼 이미 답이 나와 있는 거 아닌가요?’



대표가 원하는 곳이 B사라면,결과는 이미 결정된 것이나 마찬가지 아닌가.



2. 하지만, 예상과 달랐다.


실무진들이 강하게 의견을 피력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이전에도 대표의 요청으로 B사와 일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 일이 매끄럽지 못했다.

그 얘기를 듣는 순간, 생각이 바뀌었다.



'이건 답이 정해진 평가가 아니다.’

‘오히려, 답을 바꿀 수도 있는 평가다.’



3. 바꿀 수 있는 판을 만들다.


우리는 곧바로 우리만의 판을 짜기 시작했다.


PT의 핵심 메시지를 조정하고, 흐름을 전략적으로 다듬었다.

리허설을 할 시간도 부족해, 화상으로 빠르게 피드백을 주고받았다.


이건 단순한 발표가 아니라, 실무진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자리였다.



4. 실전 PT, 흐름을 주도하다.


PT 현장. 발표를 마치자 대표가 질문을 던졌다.

그런데, 질문의 방향이 이상했다.

그 순간, 직감적으로 깨달았다.


"이 질문은 우리를 위한 질문이 아니다.

B사에게 팁이 될 수 있는 질문이다."



그렇다면, B사가 따라 할 수 없는 포인트를 잡아 답을 해야 했다.

나는 그걸 캐치해 우리만이 강점으로 내세울 수 있는 부분을 정확하게 짚어 답변했다.


5. 실력 있는 곳은 빛나게 마련이다.


이번 PT는 내가 맡았기 때문이 아니라 객관적으로 봐도 우리가 함께한 업체가 실력 있는 곳이었다.

정직하게 제대로 일을 해낼 수 있는 곳.

왜 실무진들이 A사를 원했는지,

짧은 시간이었지만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실무진과 임원들은 대표와 의견 차이를 줄일 수 있을까.

조금 더 강하게 현장의 목소리를 낼 수 있을까.


나는 속으로 간절히 바랐다.


(‘제발 이번엔 그래야 한다.’)



6. 답이 나오지 않는다는 건, 싸우고 있다는 증거다.

PT가 끝난 지 시간이 꽤 흘렀지만,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이건 단순히 시간이 걸리는 게 아니다.


의견이 좁혀지지 않는다는 뜻.

즉, 이번엔 실무진들이 물러서지 않고 있다는 반증일 것이다.


7. 계란으로 바위를 치는 일이 아닐 수도.

계란으로 바위를 치면, 손쓸 새 없이 깨질 것이다.


하지만,


'만약 계란이 단단한 무언가로 둘러싸여 있다면?

쉽게 깨지지 않는다면?'



이번엔 그럴 수도 있지 않을까.

그리고, 나는 그것이 가능하길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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