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에 라떼 아트 배우러 와서 학원 강사님이 드립 커피의 세계로 날 인도시킨 뒤로 강사님은 나의 동업자가 되었다. 알고 보니 강사님은 사실 바리스타 교육에 관심이 있다기 보다 핸드 드립 마니아였고 세계 대회 선수 출신으로 굉장히 높은 수준의 드립 전문가 셨다. 학원 수료를 마친 후 뭘 할지 대화를 하다 서로 뭐 하며 먹고살면 행복할까 대화를 나누다 사업까지 진행하게 되었다.
우선 사업자 등록증을 만들려면 우리만의 작업실이 필요했다. 그래서 이곳저곳 발품 팔아 알아본 결과 아주 흡족하진 않지만 그렇다고 나쁘지만은 않은 곳을 찾아 매물을 살펴보고 바로 계약했다. 달력을 보니 이날이 6월 28일이었다.
식품업은 다른 업종보다 절차가 까다롭기 때문에 들어야 하는 교육이 있었다. 참고로 나의 경우 온라인으로 네이버 스마트 스토어만 할 생각을 하다가 구청에 전화하니 작업실이 따로 있어야 한다는 말을 듣고 장소를 얻게 된 것이었다. 가만 생각해 보니 이왕 작업실을 얻었으면 작업실에서 손님도 좀 받아보자 해서 조그마하게 바와 테이블 의자들을 놓기로 결정한 후 휴게음식점으로 등록하기 위한 절차인 교육을 받게 되었다. 이건 사업자등록증 대표인 동업자가 대표로 들어야 했다. 한국 휴게 음식업 중앙회에서 am10-pm5까지 교육 일정이었다. 신규 사업자에 한한 교육이었다. 이날이 7월 10일이었다. 그동안 작업실에 넣을 큰 가구들을 하나둘씩 시켜 배송받아들여 넣고 있었다. 이를테면 꼭 필요한 싱크대, 냉장고, 손님이 앉을 큰 바 같은.
며칠 뒤인 7월 14일 본격적으로 사업자등록증 받기 위해 구청으로 향했다. 이날은 참 이상했다. 비가 장대비처럼 내려 꽂았다. 바로 이렇게.
날이 좋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꿋꿋이 구청으로 갔건만 관할 구청에서 접수해야 한다는 엉뚱한 이야기를 들었다. 분명히 구청 콜센터에 전화해서 미리 알아보고 온 건데 알고 보니 콜센터에서 관할 구청을 잘못 알려준 것. 어쩐지 이상하다 했다. 우리 작업실은 흥덕구청인데 왜 서원구청으로 가라 했는지 모를. 심지어 전화도 흥덕구청으로 한 건데.
왜 서원구청으로 가라 하신거죠...그래 관할 구청을 제대로 확인 안 한 내 탓이지..
나는 잠시 이 문자를 다시 확인하고 마음을 가라앉혔다. 일부러 헛수고하지 않고 한번에 해결하기 위해 꼼꼼히 알아보고 간 것을 이런 곳에서 실수를 하다니. 역시 한 번에 되지는 않는구나. 하지만 날이 궂어도 어쩔 수 없었다. 다시 움직이는 수밖에. 우리는 다시 흥덕구청으로 향해 영업신고증을 얻어냈고 다시 세무서로 향해 드디어 사업자등록증을 손에 얻었다.
날씨 따라 몸이 따라간다고 우리는 구청 두 곳과 세무서를 돌아다니느라 탈진 상태였다. 아니 원래 사업자등록증 하나 때는 게 이렇게 힘든 겁니까. 아니면 우리 체력이 스레기인가요. 잠시 휴식 후 정신을 차렸다. 이날 유독 비가 많이 내려 작업실이 걱정되었다. 왜냐하면 전에 갔을 때 창틀에 물이 고여있던 걸 발견했기 때문에 상태 파악을 위해 무거운 몸을 이끌고 작업실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