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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말랭 Sep 30. 2023

엄마의 꿈이 나의 꿈이 되었다.



엄마가 뭘 좋아하는지, 관심 있어하는지, 배우고 싶어 하는지 잘 몰랐다. 얼마 전 비밀로 하기로 하다가 말해버렸다. 엄마. 나 책 나와. 작가 비슷한 거 될 것 같아. 했더니 잘 됐다며 좋아하더라. 우리 집 유전자 중에 혹시 예술가 유전자 있는 것 같지 않냐며 물어봤는데 엄마가 말했다. 엄마도 글 쓰는 거 좋아했다고. 캘리그래피가 처음 나오기 전부터 어렸을 때 책갈피를 만들어 친구들에게 주고는 했다고.


그러고 보니 유치원 때 나에게 쓰는 엄마의 편지가 숙제로 있었다. 다른 엄마들은 다 줄글로 편지를 쓸 때 엄마만 나에게 시를 써줬다. 엄마는 내가 어릴 때 꽃꽂이나 십자수를 손에 놓지를 않았다. 엄마가 살만했고 여유가 있었으면 예술 쪽으로 갔을 거라고, 지금은 그저 그런 평범한 삶이 되어버렸다고 어설프게 웃으며 말한 그날이 잊히지 않는다. 그날 나는 글을 더 열심히 써야겠다고 다짐했다. 글을 쓰고 싶은 날도, 쓰고 싶지 않은 날도 엄마를 떠올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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