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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말랭 Oct 12. 2023

넘치는 모든 것들이 부담스럽다



방금 밥을 한가득 먹고 와서 쓰는 말이다. 원래 식사를 이렇게 넘치도록 먹지 않는다. 엄마와 함께 밥을 먹게 되면 더 먹어, 머 먹어하는 바람에 먹다 보니 배가 남산만 하게 나왔다. 더부룩해서 커피 한 잔 마시며 소화가 되기를 기다리고 있다.


넘치는 모든 것들이 부담스럽다. 그래서 이렇게 과식하는 일도 거의 없다. 항상 위가 절반 정도 차기만 하면  숟가락을 놓는 편이다. 더 하면 거북하다. 그래서 살이 안 찌나. 하다 못해 컵에 물도 많이 따르는 걸 싫어한다. 나에게 달려오는 넘치는 감정도 불안하다. 그러나 예외는 있다. 넘치는 슬픔은 익숙하다. 넘치는 행복감은 나에게 불안함을 안겨준다. 항상 평정심을 유지해야 할 것만 같은 느낌이 있다. 항상 은은하고 잔잔하고 싶다. 감정의 동요는 나를 불안하게 만든다. 과한 행복은 나중에 꼭 불행을 안겨다 줄 것만 같아서.


그래서 그런가. 실제 말투도, 글에서도 그런 덤덤함이 묻어 나오는 듯하다. 평점심을 유지하고 싶어서, 오늘 하루 평온하게 , 무사하게 하루를 보내고 싶어서 살금살금 사나 보다. 내 감정이 이러니 사는 것도 내 삶 이런 식으로 닮아가는 거겠지.

그런데 아마 공감하는 사람 많을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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