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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말랭 Oct 06. 2023

엄마, 우리 같이 있는 거 맞지?

뭐라고? 안 들려.


참자. 참아.


가끔, 아니 자주 엄마랑 대화가 통하지가 않는다. 특히 이 글을 쓰게 만드는 오늘 같은 날이랄까. 며칠 전에 집에서 한 주제를 놓고도 두 번이나 말했던 일이 있었다. 오늘은 카톡으로 다시 그 대화를 이어가려는데 도통 대화가 통하지 않았다. 같은 말만 되풀이할 뿐. 엄마, 한국 사람. 나, 한국 사람. 맞지? 같은 언어를 쓰는데 왜 이해를 못 하냐고. 게다가 아주 쉽게 이렇게 해, 사진을 찍어, 엄마. 그래야 내가 알 수 있어, 이러쿵저러쿵하다가 결국엔 내가 말했다. "엄마. 이런 식으로 하면 대화가 더 이상 진행되지 않아."


답답한 것도 딱 질색이고 이렇게 자세히 말해주는데 같은 말을 해도 안 듣는 이 상황이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엄마도 답답할까? 엄마. 내가 사진을 찍으라고 했는데 왜 안 찍어? 그게 못 알아들을 말인가? 이해가 힘든 말인가?


집에서도 마찬가지다. 엄마... 세수하면서 얘기하면 내가 어떻게 알아들어... 나는 방에 있는데. 내가 어디 있을 거란 생각도 고려 안 하는 거야...? 다른 방에서 말하면 내가 어떻게 알아듣냐고... 난 내 방에 있는데... 우리, 같은 집에서 사는 한 식구, 한국어 쓰는 한국 사람 맞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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