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꼭 슬퍼야 글이 나오는 것일까. 요즘은 슬프지도 않다. 사업을 시작한 뒤로 마음을 비우고 평정심을 유지하기로 마음먹은 뒤로 줄곧 내 마음은 잘 움직여주고 있다. 위태로운 건 있다. 슬픔과 기쁨이 시소를 타고 수평을 유지하고 있다. 여기서 조금이라도 슬픔이 움직이면 슬픔 쪽으로 마음이 기운다. 여기서 기쁨이 조금이라도 움직이면 기쁨 쪽으로 마음이 움직인다. 슬퍼서 울 때는 펑펑 운다. 그러나 기쁠 때는 마음껏 기뻐하지 못한다. 아쉽게도 인생은 기쁨의 맛을 볼 시간을 그리 많이 주지 않기 때문이다. 그걸 잘 알기에 기뻐도 내심 기뻐하지 마음껏 표출하지 못한다. 인생이 나쁜 건 기쁜 순간이 오면 줄곧 슬픔을 안겨다 준다. 그래서 항상 평정심을 유지하고 있다. 어느 하나라도 움직이면 안 되는 시소를 타고 있다. 이게 얼마나 어려운지 다들 알려나. 나는 기뻐서도 안되고 슬퍼서도 안 되나. 인생의 희로애락을 즐기지 못하고 바보, 멍청이, 기계가 되어가는 이 기분은 뭘까. 왜 갑자기 이런 기분이 드는지 모를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