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이제 말하지만 우리 카페는 프로젝트 카페다.

스마트스토어로 운영 기한이 정해져 있는 카페.

by 현말랭


우리 카페에 오시는 고객분들에게는 진작 말씀드리진 못했지만. 처음부터 이 카페는 일 년 단기 프로젝트 카페로 시작했다. 드립커피를 워낙 좋아하는 지라 공부 겸 바리스타님이랑 여러 드립카페를 가보고 맛보고 그랬었다. 우리가 차리면 커피 한 잔으로 더 많은 행복을 드릴 수 있겠다는 마음이 둘 다 들었던 차였다. 바리스타님도 드립커피에 대해서는 빠삭하시고 우리가 운영한다면 다른 건 몰라도 맛 하나로는 많은 분들에게 커피 한 잔으로 행복을 드릴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생각해 낸 게 일 년 단기로 카페를 운영해 보자 이야기가 나왔다. 둘 다 커피를 사랑하니 좋아하는 일에 일 년 정도 청춘을 바칠 만하다 생각이 들었다.


일 년.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이지만 그 시간 동안은 최선을 다해보자 서로 격려를 하며 카페를 차리게 되었다. 예상한 대로 커피를 좀 아시는 분들은 꾸준히 찾아오셨다. 이런 카페가 없는데 생겨서 좋다고 하시는 분들도 많았고 향과 맛을 느끼시고 미소를 쓱 지으실 때 그 기분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좋았다. 조금씩 소문도 나고 단골도 생기니 이런 맛에 장사를 하나 싶었다.


어느덧 운영을 한 지 반년이 지났다. 반년이 지나서야 우리 카페는 기한이 정해져 있는 프로젝트 카페이며 남은 반 년동안 최선을 다하겠다고 알렸다. 많은 분들이 어떻게 그런 시도를 할 생각을 했냐며 응원해주시기도 하고 아쉽다는 반응을 보여주시기도 했다.


스페셜커피만 취급하는 카페이고 원두 자체가 비싸다 보니 커피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지만 많은 분들이 드립커피의 문턱을 낮춰 조금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데에 목표가 있었고 부담 없이 마실 수 있도록, 드립커피라는 세계가 이렇습니다 라는 걸 알려드리고 싶은 목표가 있었기에 최소한의 노동비만 받고 가격을 낮춰 팔기로 했다. 지금 스마트스토어도 웬만한 프랜차이즈 커피 한잔 가격보다 커피 가격이 저렴하다. 심지어 한 잔이 아니고 한 병인 커피 가격이다.


커피 농장과 직거래하며 커피 고유의 향을 살리기 위해 보관도 철저히 하고, 그라인더 관리, 기구 소독도 청결히 하는 등 기본적인 것부터 신경을 쓰니 커피 맛이 좋을 수밖에. 커피는 원두도 중요하지만 기구 관리도 중요하다.

무튼 돈욕심 내지 않고 단기성으로 카페를 운영하기 시작한 것에 대해서는 후회가 없고, 저희 커피의 가치와 가치관을 알고 계속해서 찾아주시는 분들에게 감사할 따름이다.


단언컨대 이 가격에 스페셜 커피는 앞으로도 없을 것이다. 앞으로 남은 시간 동안도 열심히 운영해야지. 여러 번의 솔드아웃도 감사하다. 마지막 때가 되어 문을 닫을 때까지 운영이 잘 되어도 우리는 문을 닫기로 했다. 박수칠 때 떠나리. 우리 커피를 맛본 사람이라면 또 생각날 수밖에 없는 맛일 것이다. 반년이 지나면 어디서도 이런 맛은 보지 못할 것이다. 그 점은 죄송하게 생각하지만 그래도 운영하는 동안 많이 드셔주시니 그동안 많이 즐겨주세요. 오늘도 다녀가신 모든 고객분들께 감사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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