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0월 1일
담배 맛을 알아가고 있다. 늦게 배운 도둑질이다. 새벽이면 차가운 밤공기에 실어 연기를 풀어보낸다. 담배라는 물질에 감겨있던 연기만큼 인생이 가벼워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사는 것보다 죽는게 무서워지는 때가 되면 늙은 것이겠지? 아직까지는 죽음보다 삶에 시달리는 것이 괴롭다. 불행히도 아직 살만하다는 뜻이다.
죽을 것처럼 내리던 비가 잠시 내리다 그쳤다. 지나가는 것들은 흔적 없이 사라진다.
부서지지 않으면 사는 것이 아닐 것이다. 박찬욱의 영화가 말하는 것처럼 성장은 달리 말하면 자기 살해이다. 삶은 성숙과 거리가 멀다. 단지 나와 나 아닌 것 사이의 거리를 감각하는 일.
어디서 어떻게 쓰러지냐는 각자의 몫이지만 나의 슬픔을 타인에게 양도하지 않을 생각이다. 견디는 만큼 살아내고 그것이 나의 삶이다.
죽음 대신 죽어감을 사유해야 한다. 죽음은 너무 가깝고 죽어감에 대해서는 무지하다. 죽어감을 자각하는 삶은 자기를 견뎌내는 시간과 비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