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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우일 Aug 21. 2022

고(故) 강수연을 추모하며

   2022년 5월 7일 배우 강수연이 세상을 떠났다. 갑작스러운 비보(悲報)에 그녀를 사랑했던 많은 팬들은 아직도 슬픔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1966년생인 강수연은 네 살 때 아역배우로 데뷔한 이래 최근까지 영화계 안팎에서 활동을 이어왔다. 2016년에는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을 맡는 등 한국영화 발전에 힘써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배우 김보연의 회상에 따르면 강수연은 어린 시절부터 남다른 연기력으로 동료 배우들의 주목을 받았다고 한다. 그녀는 평소 예의바르고 친절하지만 카메라 앞에 서면 어린 나이에도 마치 다른 사람이 된 것처럼 연기했다고 한다. 떡잎부터 남달랐던 강수연은 임권택 감독의 영화 <씨받이> (1987)와 <아제아제 바라아제> (1989)를 통해 제43회 베니스국제영화제와 제16회 모스크바국제영화제에서 각각 여우주연상을 수상하였다.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동아시아 배우 최초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사실이 국내에 알려지면서 이후 강수연의 이름 앞에는 월드스타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닌다. 배우로서 전성기를 맞은 강수연은 <추락하는 것에는 날개가 있다> (1990), <경마장 가는 길> (1991), <그대 안의 블루> (1992), <그 여자, 그 남자> (1993) 등의 작품에 출연하였고 앞의 영화들이 흥행하면서 충무로 최고의 흥행보증수표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배우 강수연이 출연했던 영화들을 자세히 살펴보면 그녀가 연기한 여성들은 가부장제의 희생양이거나, 자신의 사회적 성공과 성적 욕망을 포기하지 않는 인물들이다. 영화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1995) 혹은 <처녀들의 저녁식사> (1998) 등에 나타나는 여성들은 가부장제와 타협하는 것 같으면서도 아슬아슬하게 줄타기를 하며 한국 사회의 가부장적 가치관으로부터 벗어나고자 한다. 물론 그 일탈의 대가로 여성들은 사회적 처벌을 받지만 그녀들은 자신의 욕망을 포기하지 않는다. 철학자 조르주 디디 위베르만의 말처럼 이미지가 사유 그 자체를 내포하는 것이라면 배우 강수연이 자신의 영화들을 통해 배우로서 구축해온 여성의 이미지는 그녀의 신념이자 사유일 것이다.  


  꾸준히 많은 영화들에 출연하며 자신의 필모그래피를 쌓아왔던 강수연은 돌연 2001년 브라운관에 복귀해 SBS 드라마 <여인천하>에서 윤원형의 첩인 정난정 역을 맡아 연기하였다. 드라마에서 정난정은 남성을 자신의 부귀와 욕망을 위한 매개로 활용하는 요부라는 점에서 강수연이 기존의 영화들에서 구축해온 이미지와 잘 들어맞는다. 그래서인지 SBS 드라마 <연인천하>가 35.4%의 시청률로 큰 인기를 끌었고 자연스럽게 강수연은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무수한 유행어를 낳으며 대중들의 사랑을 받았던 <연인천하>의 인기로 인해 그 해 강수연은 SBS 연기대상에서 배우 전인화와 함께 대상을 수상한다. 


  2000년대 초반까지 배우로서 성공적인 커리어를 완성하며 왕성하게 활동하던 강수연은 2000년대 중반 이후 점차 스크린에서 얼굴을 감춘다. 영화 <한반도> (2006)에서 명성황후를 연기하며 얼굴을 보여주기도 했지만 대체로 스크린 밖의 영화제 관련 행정가로서 자신의 역량을 발휘하였다. 그 이후 강수연은 영화제 행정가로 활동하다가 2017년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에서 사퇴하고 배우로 복귀해 활동을 재개한다는 소식을 전한다.   


  그러나 연상호 감독의 영화 <정이>에 출연하기로 확정하며, 팔 년 만에 배우로서 활동을 재개한다는 소식을 끝으로 우리는 더 이상 배우 강수연을 만나볼 수 없게 되었다. 예기치 못한 죽음이 우리에게서 배우 강수연을 빼앗아갔기 때문이다. 배우 강수연의 유작이라고 할 <정이> (2022)는 연내에 공개될 예정이라고 한다. 이 작품에서 그녀가 어떠한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 되는 한편 한국영화사 그 자체라고 할 배우 강수연의 죽음은 모든 이들의 마음을 먹먹하게 한다. 한국영화를 사랑하는 모두가 기억할 배우 강수연을 추모하며 그녀가 편히 영면에 들기를 기도한다.       


배우 강수연이 출연한 영화 TOP 25     


1. <고래 사냥 2> (1985)

: 네 살 때부터 연기를 시작해 아역 연기자로 활동하다가 본격적인 성인 연기자로 발돋움한 작품이다. 청초한 강수연의 모습을 다시 회상하고 싶다면 꼭 보아야 할 작품이다. 80년대 청춘스타 손창민과 거지 왕초 민우 역을 맞은 안성기의 능글맞은 연기도 일품이다.         

  

2. <감자> (1987) 

: 김동인의 동명 소설 <감자>를 각색한 작품으로 강수연은 가난으로 인해 남편으로부터 왕서방에게 팔려가 비극적 죽음을 맡는 주인공 복녀를 연기하였다.      


3. <씨받이> (1987) 

: 강수연에게 제43회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안긴 작품이다. 이 작품을 시작으로 강수연은 배우로서 전성기를 맞는다.      


4. <우리는 지금 제네바로 간다> (1987) 

: 영화 <씨받이>로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고 한국에 돌아와 찍은 첫 작품이다. 영화는 월남전 참전용사의 후유증을 다루고 있으며, 이 작품에서 강수연은 창녀이지만 순수한 마음을 지닌 순나 역을 맡았다. 이 작품으로 강수연은 제26회 대종상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다.       


5. <미미와 철수의 청춘 스케치> (1987)

: 강수연의 대표적인 흥행작이자 청춘스타의 이미지를 만들어준 작품이다. 이 작품은 재기발랄한 여대생 미미와 철수의 풋풋한 청춘의 사랑을 다루고 있으며, 불치병에 걸려 짧은 생을 살다간 보물섬의 죽음을 통해 청춘의 의미를 되돌아보게 한다.      


6. <연산군> (1987)

: 이 작품에서 강수연은 청춘스타의 이미지와 반대되는 요부 장녹수를 연기하였다. 젊은 나이지만 배우로서 강수연의 놀라운 연기 스펙트럼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7. <아제아제 바라아제> (1989)

: 1985년 한승원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비구니 순녀를 연기하기 위해 강수연이 삭발 투혼을 발휘한 것으로 유명하다. 이 작품으로 강수연은 제16회 모스크바국제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다.      

8. <추락하는 것에는 날개가 있다> (1990)

: 소설가 이문열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작품으로 대학생 형빈이 우연히 윤주라는 여인을 알게 되면서 사랑에 빠지게 되고 그로 인해 사랑과 현실 사이에서 방황하다가 서서히 그의 삶은 나락으로 떨어지게 된다는 내용을 다루고 있다. 이 작품에서 강수연은 자유롭지만 동시에 정신적으로 불안한 윤주 역을 맡아 서서히 형빈의 몰락을 불러오는 팜므파탈의 매력을 보여주고 있다.     

   

9. <경마장 가는 길> (1991)

: 장선우 감독의 <경마장 가는 길>은 한국 리얼리즘 영화의 선구적 시도라고 평가받는 작품이다. 프랑스 유학파 지식인 R이 J와의 연인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그녀와 벌이는 연애게임을 소재로 한다. 이 작품에서 강수연은 R의 연인 J를 연기했다. J는 R과 육체적인 관계는 맺지만 결혼은 거부하는 인물로 나온다. R과 J의 관계를 보다보면 일상의 의미란 무력하고 불명료한 것으로 다가온다.  

         

10. <베를린 리포트> (1991)

: 불란서의 한 가정으로 입양된 여인 영희가 그의 양부에서 의해 성적 폭력에 희생되다가 그의 오빠가 영희의 양부를 살해하고 동독으로 망명한 이후 벌어진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이 작품에서 강수연은 실어증에 걸린 영희를 연기했다.        


11. <그대 안의 블루> (1992)

: 90년대 초 한국의 도시적 감수성을 느낄 수 있는 작품으로 재즈풍의 감각적인 음악과 화면을 채우는 다채로운 색감이 화려한 도시의 삶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그러면서도 일과 결혼 사이에서 방황하는 여주인공 유림의 내면을 블루톤의 화면을 사용해 상징적으로 연출해내고 있다. 이 영화에서 결혼식장에서 도망쳐 유림이 자신의 웨딩드레스를 가위로 잘라내는 장면이 있는데, 이때 유림을 연기한 강수연의 강렬한 눈빛은 자신에게 강요되는 사회적 제도로써 결혼을 거부하는 여성의 주체성을 잘 표현하고 있다.  


12. <웨스턴 애비뉴> (1993)

: 영화는 웨스턴 애비뉴가에서 마트를 운영하는 한국인 이민자 가정 내의 갈등을 다루고 있다. 한국영화에서 보기 힘든 소재로 미국 이민자 가정의 일상을 다룬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작품이다. 미국 이민자 2세로 자라나 배우의 꿈을 꾸는 지수와 한국의 보수적 가치관을 지닌 아버지와 갈등이 영화의 내러티브를 이끌어간다. 이민자 가정의 갈등과 화해 그리고 미국 사회 내부의 인종차별을 비판적으로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한국영화에서 쉽게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시선을 보여주고 있는 작품이다. 이 작품에서 강수연은 미국 사회의 인종차별로 인해 고통 받는 이민자 2세 지수 역을 맡았다.    

  

13. <그 여자, 그 남자> (1993)

: 전형적인 로맨틱 코미디물이다. 방송국 부고 담당 PD로 독신주의 남성인 창을 배우 이경영이 연기했고, 강수연은 신생아실 간호사이자 독신주의 여성인 은을 연기했다. 이 작품은 독신주의를 주장하던 두 남녀가 서로 우연히 만나 사랑을 나누게 되는 과정을 통해 개인의 일상적 삶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던 90년대 한국 사회의 분위기를 코믹하게 풀어냈다.       

 

14. <장미의 나날> (1994)

: 개봉 당시 비록 비평가들에게 혹평을 받았지만 한국에서 스릴러 장르의 포문을 영화이다. 바람둥이 남편을 아내가 다른 여인의 도움을 받아 응징한다는 내용의 작품이다. 이 작품의 실패로 인해 이후 충무로 흥행보증수표였던 강수연의 인기도 주춤하지만 그녀는 자신만의 영화적 세계를 고집하며 작품 활동을 이어나간다.       

15.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1995)

: 공지영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작품이다. 세 여성이 결혼 후 일과 가정 사이에서 방황하다가 진정한 자아를 되찾는 과정을 다루고 있다. 이 작품에서 강수연은 사고로 아이를 잃고 홀로서기를 시작하는 작가 혜완으로 등장한다. 영화 속에 등장하는 세 여성들은 성적 자유를 추구하고 기성의 가부장제로부터 벗어나고자 하지만 그들의 일탈을 허용하지 않는 사회는 세 여성에게 죽음이나 죄의식과 같은 대가를 치르게 한다.     

   

16. <지독한 사랑> (1996)

: 이 영화는 가정과 사랑 사이에서 위험한 줄타기를 하는 두 남녀의 이야기이다. 첫눈에 서로에게 반해 사랑에 빠진 영민과 영희는 사람들의 눈을 피해 부산의 다대포 앞 모래사장에서 살림집을 차린다. 허름한 집에서 가난한 생활을 해가지만 두 사람은 서로의 육체를 탐닉하며 사랑의 열병에서 헤어 나오지 못한다. 두 사람의 지독한 사랑에도 불구하고 영민과 연희는 서로를 위해 결국 헤어져야 한다는 것을 자각하고 있다. 영민과 영희는 헤어지기 전 마지막으로 대포집에서 술잔을 나누지만 두 사람은 서로를 놓아주지 못하고 오열한다. 과연 두 사람은 헤어졌을까? 영화는 결말을 관객에게 맡기고 아무 것도 말해주지 않는다. 이 작품에서 강수연은 배우 김갑수와 호흡을 맞췄다.         


17 <깊은 슬픔> (1997)

: 영화 <깊은 슬픔>은 작가 신경숙의 동명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전형적인 멜로드라마로  오은서, 서완, 유현세라는 세 남녀 사이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다루고 있는 작품이다. 은서가 서완과 유현세라는 두 남자 사이에서 고민하다가 병이 들고 그녀가 삶의 실의에 빠져 죽음에 이르게 되면서 세 남녀 모두 깊은 슬픔의 상처를 마음속에 간직하게 된다는 이야기이다. 강수연은 두 남자 중에서 어떤 누구도 선택할 수 없는 처지에 놓인 은서의 내면을 절절한 멜로연기를 통해 보여준다.      


18. <처녀들의 저녁식사> (1998)

: 임상수 감독의 데뷔작으로 여성의 성 담론을 정면으로 내세운 작품이다. 이 작품은 기성의 가부장제 사회에서 억압받거나 드러내지 못한 여성들의 성적 욕망을 직설적으로 풀어내고 있다. 이 작품에서 강수연은 처음 본 남자와도 성관계를 맺는 여성인 호정을 연기했으며 호정은 자신의 성적 욕망에 솔직한 인물로 그려지고 있다. 영화 <그대 안의 블루>에서 일과 결혼 사이에서 고민하는 여성의 모습을 보여주었던 강수연은 영화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이후 사회와 억압적인 성 담론으로부터 자유로운 여성의 모습을 연기한다.      

   

19. <송어> (1999)

: 양어장을 하는 창현의 집에 그의 친구들이 놀러오면서 벌어지는 사건을 다루고 있다. 양어장 근처에 사는 소년이 민우의 처제를 성희롱했다고 오해한 창현의 친구들이 소년을 양어장에 빠뜨려 익사시키고 만다. 그들은 자신들의 죄를 감추고 서로에게 살인의 책임을 미룬다. 이 과정에서 인간 본연의 이기심이 그 모습을 드러낸다. 이 작품에서 강수연은 창현과 친구들에게 사건을 은폐할 것을 권유하는 민우의 처를 연기했다. 기존 영화들에서 강수연이 주로 사건을 주도하는 역할을 맡았다면, 이 작품은 힘을 빼고 동료 배우들과 연기 호흡을 맞추며 뒷받침하는 느낌을 준다.        


20. <써클> (2003)

: 강수연의 필모그래피에서 보기 드문 미스터리 스릴러 무비이다. 다섯 명의 여성을 살해한 연쇄살인마의 살인 동기를 밝혀나가는 과정 속에서 두 남녀의 숨겨진 전생의 비밀이 밝혀진다는 내용이다. 여검사와 연쇄살인마 사이의 사랑과 비극적인 전생의 운명이 작품의 내러티브를 이끌어가는 동력이다. 강수연은 과거와 현재 사이를 오가며 열혈 검사 오현주와 화가 광림의 사랑 산홍을 연기했다. 영화의 개연성이 많이 떨어짐에도 불구하고 열혈 검사를 연기한 강수연의 당찬 이미지와 영화 <씨받이>에서 보여주었던 고전적인 여성미가 한 작품에서 나타난다는 점이 흥미롭다.       


21. <한반도> (2006)

: 영화 <실미도> (2003)로 국내에서 천 만 관객을 동원한 강우석 감독의 작품이다. 남북이 통일을 약속하고 경의선 철도 복원을 하려고 하는데 일본 정부가 1902년의 대한제국의 조약을 앞세워 방해하자 이 조약이 거짓임을 밝히기 위해 사학자 최민재가 고종의 숨겨진 옥새를 찾아 나선다는 내용이다. 이 작품에서 강수연은 일본의 사무라이들에 의해 자신이 시해될 것임을 알면서도 지조를 굽히지 않는 명성황후를 연기하였다.     

   

22. <달빛 길어올리기> (2010)

: 전통 한지를 통해 전주사고에 보관된 조선왕조실록을 복원한다는 내용의 작품으로 임권택 감독의 백한 번째 작품이다. 강수연이 다큐멘터리 감독 지원 역을 맡았고, 배우 박중훈이 7급 공무원 필용 역으로 호흡을 맞췄다. 이 작품은 다큐멘터리로 찍었어야 했다는 관객들의 의견이 있지만 전통 한지를 만드는 과정에 대한 앎 그리고 한지에 적힌 글자들의 아름다움이 매력적인 작품이다.     

      

23. <영화판> (2011) 

: 메타 무비라고 해야 할까? 일종의 영화판을 점검하는 다큐멘터리 영화이다. 영화 <부러진 화살>의 감독 정지영과 배우 윤진서를 중심으로 다양한 영화계 인물들을 인터뷰하며 영화판에 대한 그들의 생각을 솔직하게 엿듣는 형식으로 되어있다.      


24. <주리> (2012)

: 영화 <주리>는 부산국제영화제의 심사과정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누구나 궁금했지만 알지 못했던 영화제 심사과정을 소재로 한다는 점에서 소재의 신선함이 인상적인 작품이다. 강수연은 이 작품에서 트러블메이커이자 자기주장이 강한 심사위원 배우 강수연을 연기했다.      


25. <정이> (2022)

: 강수연은 유작. 아직 대중들에게 공개되지 않았으나, 연내에 개봉될 예정이다. 


-이 글은 <롤링스톤코리아>에 발표한 원고입니다. 아래 링크를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롤링스톤 코리아 (rollingsto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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