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2. 18 am 10:31
'춘천 가는 기차'를 들으며 벅차오르는 설렘을
주체하지 못해 두 손에 잔뜩 힘을 몰아 쥐고
나뭇가지 끝에 봉긋이 알찬 봉오리를 보며 심장의 팔딱임을
주체하지 못해 봉오리에서 거둔 시선을 바닥으로 내치고
한낮 하늘의 눈부신 푸르름을 보며 그 언젠가 잊어버렸던
무언가가 생각나지 않아 잠시 절망감에 빠졌다가
또다시 잊고 무엇을 고민했나 싶게
여느 때와 같은 평범한 누군가 중의 나로.
노래 가사 속에서 잠시 느꼈던, 그 시절.
젊어서, 세상이 새로워서 그 어딘가에 가서도 사랑과 꿈을
만날 수 있을 것만 같던 그 어느 때처럼.
낯선 거리와 새로운 풍경을 보고 벅차오르던 환희와
불끈불끈 솟아오르던 광기를 잠시 생각했다가 잊어버리고.
추운 겨울, 죽은 것만 같던 나뭇가지 끝에서 탐스러이
솟아난 봉오리를 발견하듯
그렇게 시작하자고 마음먹던 그 어느 시절 순수했던
소녀의 마음을 잠시 헤아리는 듯했다가 잊어버리고.
너무 푸르러서 미처 바라볼 수 없는,
보고 있으면 녹아버릴 것만 같은 하늘의 푸르름이 가진 모순처럼.
가슴속에 독기처럼 품고 키웠던 꿈이
현실 속에선 약하고 쓸모없고 형태 없는 먼지와 같다는
차라리 처음부터 단단히 마음먹지 말았어야 할,
스스로를 죽이는 독이라는 모순을 깨달으려다가
언제 그랬냐는 듯이.
언제 그렇게 젊고 생생한 광기를 가지고 있었으며
강하고 따뜻한 순수함을 품고 있었고
눈부시게 푸르른 꿈을 꾸었었는지.
모두 까맣게 잊고,
다시 여느 때와 같은 수많은 평범한 누군가 중의 나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