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 계약을 했거든요
적지만 소중한 구독자분들에게 양해를 구하기 위함과, 스스로의 결심을 위해서 적어봅니다. 작년 연말에 출판 계약을 했습니다. 이 브런치에 올렸던 글들을 재편집하고 구성을 새롭게 엮어서 멀지 않은 시일 안에 선보이는 것이 목표입니다. 돌이 되어가는 아기는 여전히 손이 많이 가고, 병원 일도 해야 하지만, 원고 작업까지 한 번에 모두 덤비다 보니 브런치에 업로드를 뜸하게 되었네요... 그래도 책을 낸다는 일은, 너무 멋지잖아요. 처음엔 제 평범한 글로 출판사와 연락을 주고받는 것도 믿기지 않아서, 이건 아무래도 사기를 당하는 것인가 몇 번이고 고민했습니다.
저녁이 되어 아기를 재우고, 젖병 설거지를 하고, 다음날 먹일 이유식을 만들고, 장난감이 어질러진 거실을 치운 다음, 다음날 병원 출근을 해야 한다는 사실을 떠올리면서 녹초가 된 몸을 이끌고 모니터 앞에 앉으면 눈앞이 하얗습니다. 아니지, 캄캄하달까요. 이거 어쩌지. 너무 신이 나서 덜컥 계약을 했으니 꼭 완성된 원고를 만들어야 하는데. 나는 워킹맘으로도 버거운데 감당 못할 일들을 벌여놓고 결국 중도 포기하게 되는 것 아닐까? 아무도 나한테 글 쓰라고 칼 들고 협박하지 않았는데! 기력이 손끝으로 죄다 빠져나간 것 같을 때에 브런치에 들어와서 다른 작가님들의 글을 읽어봅니다. 제 글에 대한 반응을 확인하는 것도 소소한 재미구요. 그러면 글을 쓰는 일은 여전히 멋진 일이고, 책을 쓴다는 꿈은 결코 포기할 수 없다는 것을 다시 확인하게 되거든요.
저는 짧은 근황글을 이것으로 줄이고 마저 일하러 가보겠습니다. 시의성이 있는 칼럼은 그때그때 업로드할 계획입니다. 봄이 오면 읽기와 쓰기에 더욱 좋은 계절이 되겠지요. 브런치에 좋은 글을 써주시는 분들, 읽어주시는 분들 모두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