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에서 우연히 공부의 신 강성태가 꿈에 대해 말하는 쇼츠를 보게 되었다. 전체 내용이 궁금해서 바로 유튜브에서 강성태를 검색해 본편을 찾아봤다. 강성태가 학생들에게 꿈에 대해서 물으면 학생들은 보통 직업을 꿈이라고 말하는 경향이 있는데, 강성태가 볼 때 ‘하나의 직업을 꿈이라고 생각하는 시대’는 끝났다고 한다. 공부의 신이라 불리는 강성태조차도 매주, 매일 충격을 받을 만큼 새로운 기술들이 등장하고, 기술의 발전 속도만큼 세상이 빠르게 바뀌는 과정에서 많은 직업이 없어지고 생기기 때문이다.
출처 : 유튜브 https://www.youtube.com/watch?v=grp9GZA7Kgk 썸네일 캡처
만일 하나의 직업을 꿈이라고 생각하고 달려왔는데 그 직업이 없어진다면 그 충격과 상실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거다. 직업이 없어지지 않는다 하더라도 꿈이 직업일 필요는 없다. 강성태는 강사, MC, 방송인, 작가, 랩퍼 등 다양한 활동들을 했던 자신의 이력을 소개하면서 자신은 한 번도 그 직업들을 꿈꿔본 적이 없었다고 말한다. 대신 자신의 꿈은 대학생 때부터 “빈부와 지역에 상관없이 모든 학생들에게 멘토 한 명씩을 만들어주겠다”였다고 한다. 일종의 비전이자 사명인 셈인데 명확한 문장으로 표현할 수만 있다면 본인이 다양한 직업을 가졌던 것처럼 여러 가지 방법으로 얼마든지 꿈을 이룰 수 있다는 거다.
어디서 많이 들어본 얘기 같은데... 어디서 들었더라... 한참을 기억을 되돌려보니 대학생 때 들었던 마케팅 강의와 졸업 후 들었던 사업제안서 작성 강의에서 비슷한 얘기를 했었다. 모든 비즈니스는 브랜딩이다의 저자인 홍성태 교수님은 책에서 좋은 브랜드란 기업의 관점이 아니라 고객의 관점에서 업을 정의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자면 크루즈 여행사였던 에주어 시즈는 단순한 크루즈가 아니라 ‘추억’을, 레블론이라는 화장품 업체는 화장품이 아니라 아름다워질 수 있다는 ‘기대감’을, 소니는 전자 제품이 아니라 ‘즐거움’을 판다고 스스로를 재정의하면서 성공할 수 있었다는 거다. 우리 주변의 사례를 찾자면 아이폰이 대표적이 아닐까 싶다. 아이폰 구매자들은 단순히 ‘아이폰’을 사는 게 아니라 ‘Think Different’라는 느낌을 원하는 거니까. 스타필드를 런칭하면서 야구장과 테마파크가 경쟁자라고 말했던 신세계 그룹의 정용진 부회장의 말도 비슷한 맥락이다. 단순히 물건을 사고파는 곳이 아니라 ‘고객이 시간을 보내는 곳’이라고 재정의했으니까.
컨셉흥신소의 저자 서대웅 소장님은 사업제안서 강의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아예 강성태 작가와 똑같이 “한 문장으로 업을 정의하라”라고 말했다. 이른바 “누군가의 Pain Point를 해결한다”라는 문장이다. 단순히 무슨 물건을 팔겠다, 무슨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1차원적을 넘어서 문장으로 본인의 업을 재정의해야 타겟층도 명확해지고, 어떻게 비전을 이룰 수 있는지 목표도 구체적으로 설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업의 비전, 컨셉과 개인의 꿈이 뭔 상관이냐고? 개인 하나의 브랜드라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프리랜서들도 엄청 많아졌고, 직장에서 똑같은 일을 하더라도 소위 컨셉이 명확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은 격차가 명확할 수밖에 없다. 거창하게 따질 것도 없이 당장 일반 직장인 자기소개서 문항들부터가 ‘나’라는 브랜드 컨셉을 묻는 질문들 아닌가. 이른바 퍼스널 브랜딩이 유행하는 이유다. 나도 처음 서대웅 소장님의 기획 강의를 들을 때 다른 현직자들은 본인의 브랜들을 사례로 과제를 수행했지만 취준생이었던 나는 나라는 사람에 대한 컨셉과 브랜딩을 과제로 수행했었다.
꿈을 문장으로 정리한다고 생각하니 지금껏 내가 걸어왔던 길, 나의 선택들이 명쾌하게 이해가 되는 느낌이었다. 내 꿈은 “남들의 기준대로 살지 않아도 괜찮다고 증명하고 싶다.”였다. 단순히 진로/취업 문제로 부모님과 갈등을 빚었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어른들뿐만 아니라 내 친구들조차도 내 선택, 내 취향을 이해하지 못했으니까. 무협 소설은 물론이고, 등산을 좋아한다고 했을 때 ‘아저씨 같다’라며 비웃었고, 히말라야 트래킹이 포함된 해외봉사를 간다고 했을 때는 ‘그 돈 주고 거길 뭐 하러 가냐.’라는 소리를 들었다. 야구 티켓이 생겨 보러 갈 사람을 찾았을 때도 아무도 없어서 티켓을 버린 적도 부지기수였으며, 친구들이 아이돌과 K 팝, 최신 예능 프로그램으로 웃고 떠들 때 내용을 모르니 전혀 공감할 수도 없었다.
그래서다. 무협 소설을 본다는 이유로 인생 패배자, 쓰레기 취급을 하던 고등학교 담임 앞에서 후배들에게 “무협소설에 파묻혀 지내도 잘 먹고 잘 산다.”라고 말해주고야 말겠다고 다짐했듯이 남들과 다른 선택을 하더라도 얼마든지 잘 살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겠다고 결심했다. ‘다를’ 뿐이지, ‘틀리지’ 않았으니까.
내가 나름대로 돈 걱정 없이 살다 보니 이런 배부른 소리를 하는 걸지도 모르지만 내가 학창 시절 때 3차례의 대격변을 겪었기 때문에 더더욱 ‘틀리지 않고 다를 뿐’이라고 확신하게 되었을지도 모른다. 화이트칼라와 블루칼라라는 두 가지 분류만 존재하던 직업군에 90년대 아이돌, 00년대 프로게이머, 그리고 2010년대는 유튜버라는 새로운 영역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처음 등장했을 때는 하나같이 어른들이, 기성세대가 ‘도대체 그딴 걸 왜 해?’라며 비웃고, 비난하고, 이해하지 못하던 일들이지만 지금은 엄연한 직업으로 인정받는 시대가 되었다. ‘다름’을 인정받는 시대가 되었다고나 할까. 다만 여전히 내 선택은 ‘틀렸다’고 하니 속이 터질 뿐.
그런 내가 남들처럼 평범하게(?) 취업 준비를 하고, 공무원 시험, 회계사 시험을 준비하는 일이 가능할 리가 없었다. 나는 틀리지 않았으니까. 다를 뿐이니까. 그래서 글을 쓰고, 강의를 준비하는 거다.
가끔씩 자리 잡고 잘 살아가는 친구들, 선후배를 볼 때마다 왜 이러고 사나 싶다가도 남들과 다른 선택으로 고민하고 방황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그래도 꼭 필요한 이야기라는 생각을 하며 다음을 다잡곤 한다. 특히나 요즘처럼 신입사원들의 높은 퇴사율이 이슈가 되는 시대라면 서대웅 소장님의 표현 말마따나 Pain Point가 명확하단 얘길 테니까 내 이야기도 나름 시장성이 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