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도 놀란 91세 최고령 마라토너의 비밀
달리기를 하기 싫을 때 쓰는 방법이 있습니다.
유튜브에 ‘달리기’를 검색하는 것. 온통 달리기에 관한 영상들이 쏟아집니다. 달리기 영상에서 기를 받는 거지요.
어느 날, 달리기 유튜브 알고리즘에 뜬 영상 하나.
“의사도 놀란 91세 최고령 마라토너의 비밀”
영상에는 매일 새벽 5시 5km를 조깅하는 중년 아주머니가 나왔어요.
왜 새벽에 뛰냐고 PD가 물으니, "늙은 사람이 달리는 모습 보이기 싫을까 봐"라고 했어요. 늙은 사람? 놀랍게도 그 아주머니는 60~70대처럼 보이는 91세 할머니였던 거예요
62세 처음 참가한 마라톤 대회에 이어 30년째 달리기를 하고 있다고 하네요. 마라톤 대회 메달만 무려 180개! 전국 각지로 마라톤 대회를 찾아다니시고요. 하프마라톤을 완주한 실력자에, 87세에는 말레이시아 마라톤 대회에 초청을 받아 달리기를 하셨다고 해요.
건강검진을 해보러 갔습니다. "91세 나이에도 65세의 체력을 가졌다"고 말하며 의사조차도 깜짝 놀랍니다. 믿을 수 없는 몸과 마음이네요.
달리기를 한 후 할머니가 드시는 것은 바로 건강 채소예요.
오이, 파프리카, 사과를 갈아서 드시는데요. 매일 아침 건강한 채소 음식으로 몸을 채우는 거죠. 달리기 하고 먹는 채소가 바로 할머니의 불로초인 셈이었습니다.
할머니는 책 읽기도 꾸준히 합니다. 책을 읽고 독서모임에 나가는 노년의 삶을 보내시는 거죠. “자기 삶을 좋은 삶으로 만들려는 노력을 충분히 하지 않는다면 나쁘게 살고 있는 것이다.” 할머니가 책에서 한 문장을 읽어주는데 마음에 남았습니다.
사람들이 묻습니다 “그 나이에 뭐 하러 뛰느냐”. 할머니는 답합니다. “뜻있게 살다가 뜻있게 죽으려고 한다”는 멋진 말을 하셨죠.
“뛰다가 죽으면 내 인생으로서는 최고라고 생각해요 그러니까 뛸 수 있을 때까지는 달리려고 그래요”
달리기, 채소 식사, 책과 모임으로 여생을 보내는 할머니의 삶.
저는 늙는 것이 두렵다고 생각했습니다. 노년에 힘없고 외로울까 봐 너무 걱정된다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런데 어쩐지 할머니 영상을 본 뒤론 마음이 차분해졌습니다. 잘 달리고 잘 먹고 잘 읽고 쓰며 소박하게 사는 삶, 할머니처럼 사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우리 집 냉장고에 있는 불로초 박스
아침에 일어나 냉장고에서 채소모음 통을 꺼냅니다. 자기 전 착착 정리해 놓은 채소이지요. 당근, 오이, 토마토, 그릭요구르트, 견과류, 치즈, 파프리카가 한입거리로 먹기 좋게 들어있어요
스페인 왕실에서 먹었다는 올리브 오일, 히말라야 핑크솔트, 통흑수추까지 찹찹 뿌리고 나서 한입 먹는 그 기분. 이 모든 게 내 몸을 건강하게 해주는 불로초가 아닐까요.
그렇게 바른 음식으로 몸을 채우고 출근을 합니다.
회사는 늘 옥신각신 회의 중이에요, 적은 노동으로 많은 수익을 내야 하는 게 회사 목표니까요. 스케줄은 늘 빡빡하고, 거래처 일을 받아오기 위해 머리를 싸매죠, 사장과 직원은 서로 손해보지 않으려 아웅 거리고요. 저는 중간 관리자로서 말 그대로 중간에 끼여 있습니다.
회의를 하다 보면 박차고 일어나 문 밖으로 도망치고 싶은 생각이 굴뚝이지만요. 달리기 호흡을 하듯 심호흡 한번 하고요. 자칫하면 무너질 것 같은 멘탈을 꽉 잡습니다.
무리한 요구에는 선을 긋되,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며 정신이 흐트러지지 않으려고 합니다. 마음 근육에 단단히 힘을 주고 뚜벅뚜벅 일 속으로 달려갑니다.
도망치려 달리기를 시작했지만, 이제 달리기는 ‘미리 달려놓는 것’이 되었습니다. 좋은 음식과 달리기로 몸을 다져놓지 않으면, 몸은 금세 피곤해지고 불편해지더라고요. 그럼 금방 포기하고 싶고 다시 도망치고 싶은 마음이 드니까요.
달리다 힘들면 걸어도 된다고 맘먹고 일단 길 위로 나서 봅니다. 하루하루를 잘 살아보자고 다짐해 봅니다. 달리고 읽고 쓰고 웃는 삶, 할머니처럼 '미래의 내가 현재의 내가 본받을 만한 사람'이 되길 바랍니다.
“이제 그만 뛰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굴뚝같지만, ‘아니야, 내가 나와의 약속인데 끝까지 가야지’ 그 기운으로 달리는 거죠” - 91세 최고령 마라토너 할머니-
뛰다가 힘들면 걸어도 좋으니 달리기를 시도해 보는 것.
채소 먹다가 맛없으면 피자를 먹어도 좋으니 채소를 조금 더 먹어보는 것.
다리 근육만큼 마음 근육도 단단해 지길 희망하는 것.
오늘 한번 신발장 속 운동화를 툭툭 꺼내 신고,
길 위로 나서 보는 것은 어떠신가요?
불로초는 멀리 있지 않습니다. 달리기 하고 돌아온 우리 집 냉장고에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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