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일자리 뺏아간다고 세상이 들썩일 때

진흙 속에 묻혀 있던 향로처럼 살아가려면

by 카피자



AI가 일자리를 뺏아간다고 세상이 들썩였다

아침마다 출근길 어깨가 무겁다.

회사에서 일은 줄어들 기미가 없는데

체력과 의욕은 먼저 바닥을 드러냈다.

‘이게 맞나?’

‘나만 이렇게 버거운 걸까?’


그냥 퇴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은 점점 복잡해졌고,

하나를 끝내면 곧바로 다른 일이 겹쳐 올라왔다.

업무의 무게보다

머릿속 생각이 더 무거운 날들이 이어졌다.


왜 이렇게까지 애쓰며 살아야 하나.

조금 단순하게, 조금 가볍게 살고 싶었지만

직장에서는 늘 더 많은 역할을 요구했다.

나는 매일 무언가에 쫓기듯 하루를 버텼다.


빠르게 돌아가는 세상의 반대편엔 박물관이 있다


소란한 세상을 벗어나 박물관으로 들어가면

딴 세상에 들어온 것처럼 조용했다.

잠시라도 복잡한 생각을 내려놓고 싶었다.

그러다 자연스럽게 유물 앞에 멈춰 섰다.


‘백제 금동대향로’


멀리서 보았을 때 향로는 웅장했다.

가까이 다가가자 그 안은 생각보다 훨씬 복잡했다.

산 모양의 뚜껑 위에는

작은 인물과 동물들이 빽빽하게 새겨져 있었고,

어디 하나 비어 있는 곳이 없었다.

설명문을 읽으며 나는 잠시 멈춰 섰다.


처음 발견되었을 때,

백제 금동대향로는

이렇게 빛나고 있었던 것이 아니었다.

오랜 세월 동안 진흙 속에 처박힌 채

아무도 알아보지 못한 상태로 묻혀 있었다고 했다.

그러다 발굴되어 땅 위로 나왔고,

겹겹이 쌓인 진흙을 닦아내자

비로소 황금빛이 드러났다.

그제야 사람들은

이것이 국보급 유물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고 했다.

화면 캡처 2026-01-10 223539.jpg


[국립부여박물관]

백제대향로관 개관

2025. 12. 23(화)

충남 부여군 부여읍 금성로

입장 무료

화면 캡처 2026-01-10 223751.jpg


나는 그 문장을 여러 번 다시 읽었다.

진흙 속에 묻혀 있었지만

그 안에 빛을 품고 있었다는 사실이

이상하게도 마음에 오래 남았다.

향로를 다시 바라보았다.


이렇게 많은 형상과 이야기를 담고 있으면서도

향로는 결국 하나의 기능을 위해 존재했다.

아래에서 불을 피우면

향은 천천히 위로 올라갔을 것이다.

복잡한 조형 위를 지나가면서도

향은 조용히, 흔들리지 않고 피어올랐을 것이다.


나는 문득

지금의 내가 떠올랐다.

일에 치이고, 생각에 묻혀

스스로를 제대로 들여다볼 여유조차 없는 상태.

어쩌면 나 역시

지금은 진흙 속에 처박혀 있는 기분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백제 금동대향로가 그랬듯,

진흙 속에 있었다고 해서

그 가치가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꺼내어 닦아내는 시간이 필요했을 뿐이었다.


지금의 이 버거움이

내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아직 닦아내는 과정에 있기 때문이라면 어떨까.

지금은 빛나지 않아 보여도

계속 갈고닦다 보면

언젠가는 나만의 황금빛이 드러날지도 모른다.


향로 앞에 서서

나는 처음으로

조금 숨이 놓였다.

당장 모든 것을 정리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느꼈다.

지금은 진흙이 묻어 있어도

그 안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는

아직 모르는 일이었다.

백제 사람들도

이토록 복잡한 세계를 살았기에

이 모든 것을 한 향로에 담아냈을 것이다.

그리고 그 복잡함 위로

향을 피워 올렸을 것이다.

오늘의 나도 다르지 않다고 생각했다.


삶이 복잡해지는 건

내가 약해서가 아니라

그만큼 많은 것을 살아내고 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나는 박물관을 나서며

마음속으로 조용히 생각했다.

지금은 진흙 속에 있는 시간일지라도

계속 나를 갈고닦아

언젠가는 빛나는 날이 올 것이라고.

오늘 하루도

내 안의 향로에

작은 불 하나는 지폈다고 생각했다.


바쁜 세상이 너무 시끄러울 때,

직장인으로 살다 보니 너무 지칠 때,

빛나는 다른 사람들과 나를 자꾸 비교하게 될 때,


백제금동대향로는 조용히 말을 해준다.


‘넌 이미 빛나’

-백제 금동대향로가 나에게-





새로운 시도로

그 마음을 담아 AI로 짧은 노래와 애니메이션을 만들었다


백제 금동대향로





제목 : 천년향기


[Intro]

출근길, AI 뉴스 또 떴네

천년 향이 AI 보고 웃네


[Verse 1 ]

AI가 내 일자리 뺏아갈까요

세상이 너무 빨라 난 퇴근하고 싶어

AI 세상이 너무 빨라도

너다운 향기는 남아 바로 나처럼


[Hook]

불안은 잠시, 웃음은 길게

오늘의 향은 내일로 이어져

걱정보단 숨을 쉬어

향기처럼 나 흘러가


[Bridge]

나도 괜찮을까, 이 세상 속에

향은 점점 향기로워, 알게 돼

그래, 잠깐 멈춰도 괜찮지

불안은 연기, 금세 사라지지


[Outro]

향처럼 웃자, 오늘도 괜찮다

천년의 향이 말하네 “넌 이미 빛나”



https://www.youtube.com/shorts/kqrFFtQ3M9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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