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통 치는 사람이 글쓰기를 방해했다

글쓰기 두려움을 글쓰기 2

by 카피자


글쓰기 방해하는 목소리들을 피해 글쓰기

두려움을 글로 써보고, 억지로라도 시간을 내어 글을 써봅니다





글쓰기의 두려움고백했습니다.

아무도 보지 않는 이 백지 위에 글쓰기의 두려움을 쓰고 났더니, 혼자만 써본 글인데도 글쓰기 두려움이 0.001%만큼 사라진 느낌을 받았어요


'내가 글쓰기를 정말 싫어하는 건 아닐지도 몰라. 그저 나는 글을 써서 다른 사람에게 보이기에 용기가 부족한 사람일지도 몰라. 겁쟁이로구나. '


그래서 겁을 안고 걸어가기로 했어요. 어차피 겁은 내가 스스로 만들어낸 감옥일지도 모르니까요.

나의 경험과 생각으로 글을 써서 세상을 이롭게 만들고자 했어요. 글 쓰는 걸 평생 하고 싶었죠 그런데, 글쓰기를 두려워하다니요? 현실과 이상이 괴리가 생긴 2021년은 정말 괴로운 한 해를 보냈습니다.





브런치는 매일 열어보는 애정 APP이에요. 매일 새로운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작가들의 글을 읽었어요. 아침에도 저녁에도 틈틈이 시간이 날 때마다 남들의 글을 보면서 시간을 보냈습니다. 정작 내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거나, 내 마음을 글로 담아낼 생각은 자꾸만 미뤄두고 말이죠.


브런치에서 ‘작가님의 시선이 담긴 따뜻한 글을 못 본 지 360일이나 지났다’고 알려주는 메일들을 보며 힘들었어요. 과연 내가 내 생각을 다른 사람들에게 전할 수 있긴 한 걸까? 내가 글을 쓸 내 생각이 있긴 한 걸까? 스스로를 의심하곤 했어요. 내가 살아온 삶과 생각의 궤적이 옳은 건가? 나는 어디로 가야 할까? 끝도 없는 질문만 꼬리를 이어갔습니다.





글쓰기 두려움 외에 하나 더 고백할 게 있어요

저의 마음속에는 ‘소리치는 사람’이 있어요. 시간이 없어 바쁘고 힘든 이 세상을 살다 보니 생겨난 사람.

마음속 소리치는 사람은 저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빨리 해!!!!"

"이걸 하고 저걸 해"

”다음엔 또 딴 걸 해야 하니 어서 빨리 해!"


예를 들면 이렇습니다. 전 A 일을 하고 있어요. 겉으로 보기엔 평온하게 A 일을 하고 있지만, 머릿속에는 어떤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아요. 'A를 빨리 끝내고 어서 B를 해. 뭐하나. 빨리 해. 그리고 또 C일 또 다른 일 해야 하니 빨리 해.'


그럼 마음이 조급해져요. 급히 일하고, 바로 다른 할 일을 합니다. 찬찬히 생각할 시간이 없어요. 호통치는 사람은 나에게 여유를 부리지 못하게 하고 TO DO LIST를 쭉 적게 만들어요. 하루에 다 하지도 못할 일을 적고 다 못하면 괴로워하며 잠이 듭니다.




왜 내 마음속에 재촉하는 사람이 생긴 걸까

바쁜 세상을 살아가다 보니 조급한 마음이 들지요. 많은 일들을 해내야 하니 결국 재촉하는 누군가가 마음속에 자리 잡았나 봐요.

덕분에 겉과 속이 달라 가식적이고 힘든 내가 되어 가고 있었어요. 내 얼굴은 웃고 있는데, 마음속 외치는 사람 때문에 헐레벌떡 살아가는 괴로운 나.


집에서도 직장에서도 할 일은 끝도 없이 이어졌어요, 하루 스케줄과 할 일을 죽 적어놓고 도장깨기 하듯이 할 일을 쳐내곤 했어요

그렇게 2021년이 연기처럼 사라져 버렸어요.


쓰는 시간을 억지로라도 내야 한다는 사실

글을 쓰려면, 오롯이 글 쓰는 시간을 내야 해요. 깊이 생각하고 생각한 바를 찬찬히 풀어내는 연습도 해야 해요. 마음속에 소리치는 사람은 ‘시간을 허비하지 마라. 빨리 다음 걸 하라’고 호통을 치니 마음만 다급 해지고요.

글을 쓰려다 포기한 메모 실타래들, 여기저기 엉켜서 풀기가 어려워졌어요.



그러던 어느 날.

2021년 말, 연차도 한 번 안 내고 일 년 내내 바삐 살다가 뜻밖의 휴가를 받게 되었어요


텅 빈 시간. 코로나 때문에 여행도 못 갔죠. 평일인데 집에서 할 일 없이 조용히 있게 되었어요

평소라면 회사에서 투두 리스트를 체크해야 할 시간. 집에서 가만히 있자니....... 어?


‘... 마음속에 소리치는 사람이 조용해졌어...’



그리고 가만히 노트북을 열었습니다.

깜빡.. 깜빡.. 커서를 들여다봅니다. 오 분 동안, 십 분 동안 멍하게 커서를 보며 백지 공포증에 휩싸였을 때 들리던 목소리. 호통치는 목소리에 노트북을 닫곤 했는데, 오늘은 조용한 사람.


나는 두려움의 허들을 넘고 글쓰기를 시도했어요.

글쓰기 두려움을 글 쓰려면

글쓰기 두려움을 이기려면

억지로라도 시간을 내어서

아무도 모르는 나의 글쓰기 두려움 이유들을 써 내려가면서

쓰고 싶다는 내 마음을 확인하고

기어이 글쓰기를 시도해보는 것




몸이 아플 때 매일 아침 약을 한 알씩 먹는 것처럼, 글쓰기 두려움을 낫게 하기 위해선 결국 ‘매일 아침 조금씩이라도 약 먹듯 시간을 내어 글을 써야 한다는 걸’.


휴가가 끝나고 다시 출근을 하게 되면, 소리치는 사람이 다시 나타나겠죠. 하지만, ‘내 글쓰기 시간은 내가 만들어야 한다는 걸 느꼈어요. 내 마음속에 외치는 사람이 있다는 걸 아는 사람은 나뿐이니까요.



‘마음속 호통 치는 사람 때문에

괴로운 것도 나,

그 사람 잠재울 사람도 나




글쓰기 두려움 극복 두 번째 허들을 넘어요. 다시 소리치는 사람이 나타나 빨리 하라고 재촉하기 전에 이 글을 마무리하겠습니다.

글쓰기를 해야지 해야지 하지만 막상 글쓰기 두려운 나에게 또 누군가에게, 글쓰기 방해하는 목소리를 피해 진짜 글쓰기 시간을 내보자고 말하고 싶습니다.


글쓰기를 해야지, 해야지, 하지 말고,

그냥 해버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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