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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포말하우트 Sep 23. 2015

가을철 별자리

페르세우스의 대 서사시

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에 사랑과
별 하나에 쓸쓸함과
별 하나에 동경과
별 하나에 시와
별 하나에 어머니, 어머니

시인 윤동주의 <별 헤는  밤>입니다. 가을 밤하늘이 나오는 대표적인 시인데요 사실 우리나라에서 일 년 중 하늘이 가장 청명한 날이 가을입니다. 그래서 하늘은 높고 말은 살찐다는 '천고마비' 란 단어가 나오는 계절이기도 한데요. 하지만, 별 헤는 밤에서 느껴지듯 가을철 밤하늘은 멋지거나 화려한 그런 하늘은 아닙니다.


여름철 은하의 중심 방향을 보고 있었다면 가을은 이제 슬슬 은하 중심의 반대방향을 바라보게 되기 때문에 가을 하늘이 화려하지 않은 이유이기도 하고, 상대적으로 가을 밤하늘에는 밝은 1등성이 많지 않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이번에 소개하는 별자리는 돌아오는 10월 10일 자정을 기준으로 하고 있습니다 :)

우선 여름철 별자리를 안내했던 것처럼 북쪽을 살펴 둘 필요가 있습니다. 적도의를 사용하는 분이라면 북극성을 도입하여 극축정렬을 하기 위함도 있고 그렇지 않더라도 현재 관측하는 장소의 방위를 알기 위함이기도 합니다. 가을철엔 북두칠성이 지평선 근처에 붙어 관측하기가 어렵게 됩니다. 따라서 북극성은 카시오페이아를 기준으로 찾게 됩니다. 카시오페이아 자리에서 W의 꼭짓점을 이루는 두 별을 연장하여 만나는 점과 가운데 별을 이어 쭉 가다 보면 눈에 띄는 별이 하나 보이는데 그게 바로 북극성입니다.

여름철 별자리를 찾을 때 길잡이가 되는 게 '여름철 대삼각형' 이듯 가을철에는 '가을철 대사각형' 이 있습니다. 카시오페이아의 M자 모양에서 두 번째 별과 가운데 별을 이어 연장하여 가다 보면 사각형을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이게 바로 가을철  대사각형인데요 이 사각형이 페가수스자리 와 안드로메다 자리의 일부가 됩니다.

페가수스를 이루는 별의 이름

사각형에서 Markab 가 있는 부분이 말의 머리 그리고 베타별이 있는 두 갈래가 말의 앞 다리로 보면 말이 뒤집혀있는 형상이 그려집니다. 신화에서 페가수스는 날개를 가진 말로 페르세우스가 안드로메다를 구하려고 바다에서 괴물 고래인 Cetus와 싸우고 있을 때 페르세우스의 손에 들려있던 메두사의 머리에서 피가 흘러 바다에 떨어지는데 평소 메두사가 괴물로 변하기 전 그녀를 좋아했던 포세이돈이 이를 안타깝게 여겨 피와 물거품으로 하늘을 나는 천마 페가수스를 만들었다고 나옵니다.


그렇다면 이제 이 스토리의 주인공인 안드로메다와 페르세우스를 찾아봐야겠네요

안드로메다를 찾는 법은 페가수스를 찾았다면 누워서 떡먹기입니다. 가을철 대사각형에서 북동쪽(왼쪽 위) 모서리에 있는 별이 안드로메다의 알파별인 알페라츠이고 이 부분이 안드로메다의 머리에 해당하게 됩니다.

안드로메다 오른 다리 부분에 그 유명한 M31 안드로메다 은하가  위치해 있습니다.

M31 안드로메다은하

흔히 우리가 개념을 보낸다는 그곳. 바로  안드로메다인데요 이 은하는 우리 은하와 이웃한 은하로 대략 250만 광년 정도  떨어져 있는 은하입니다. 70억 년 뒤에는 우리 은하와  충돌해 하나의 은하로 합쳐지게 될 텐데요. 안드로메다 은하는 어두운 밤하늘이라면 맨눈으로도 볼 수 있는 대상입니다. 맨눈으로 보이지 않더라도 쌍안경정도로 위치만 안다면 쉽게 볼 수 있는 대상이기도 합니다.


안드로메다는 신화에서 에티오피아의 공주이며 가장 아름답고 행복한 여인으로 그려지곤 합니다. 쇠사슬에 묶여 괴물 고래에 희생되려는 찰나에 페르세우스에게 구출이 되고 그의 아내가 되기도 합니다.

페르세우스 자리로 넘어가, 페르세우스 자리는 안드로메다의 머리와 가슴 배 부분을 호로 잇듯이 그어가면 페르세우스의 알파별인 미르팍(알게니브)에 닿게 됩니다. 여기서 페르세우스는 한손에는 칼을 다른 손에는 메두사의 머리를 들고 있는 형상을 하고 있는데 메두사의 머리가 바로 Algol이 됩니다.

페르세우스 유성우

지난번  포스팅했듯 페르세우스 자리는 8월 유성우로 유명한 자리입니다. (위 사진에서 가을철 대사각형과 페르세우스를 찾아보세요 ^^;) 그리스 신화 초기에 유명한 영웅은 바로 메두사를 죽인 페르세우스입니다. 훗날 등장한 헤라클레스와 더불어 그리스 신화의 화려한 영웅중 한 명인데요 이런 스토리를 가지고 영화도 꾸준히 제작되고 있습니다. 페르세우스의 아버지는 제우스로 그리스 남부 아르고스 왕국 왕의 딸에 반한 바람둥이의 신 제우스가 접근하여 낳게 된 아들이 페르세우스입니다.

신화 내용을 적기엔 너무 화려해서 ^^; 한번 찾아보시면  재미있을 겁니다. 그리고 가을이 왜 페르세우스의 대 서사시인지도 알게 되겠네요~ 아. 참고로 페르세우스는 안드로메다와 결혼하는데 안드로메다의 어머니는  카시오페이아입니다 ㅎㅎ

플레이아데스

페르세우스의 주변에는 페르세우스 이중성단과 플레이아데스 성단이  위치해 있습니다. (플레이아데스 성단은 황소자리의 일부로 겨울철 대상으로 넣기도 하는데 이맘때쯤이면 고도가 상당히 올라와서 가을 대상으로도 손색이 없습니다)

그 다음 대상은 페르세우스가 무찌른 그 괴물 고래를 찾아보겠습니다. 바로  고래자리인데요. 고래자리는 밤하늘에서 차지하는 영역이 넓어 찾기가 꽤 어려운 자리입니다. 우선 페가수스의 사각형에서 안드로메다의 알파별과 페가수스의 등 쪽에 위치한 별을 이어 가다 보면 2등급 정도의 별이 있는데 이 별이 고래자리의 베타별인 Deneb Kaitos입니다. 그리고 마찬가지로 페가수스의 목에 해당하는 별과 다른 별을 이어 가다 보면 2.5등급 정도의 별이 하나 더 보이는데 이게 고래자리의 알파별인  Mankar입니다. 이 두 알파, 베타성을 기준으로 각각 오각형을 그려놓고 이으면 고래자리가 됩니다 ^^; 초보는 찾기가 힘든데 주변의 다른 별자리를 숙지하고 찾는 게 수월합니다.


여기까지가 페르세우스와 얽힌 별자리들입니다 ^^; 페가수스부터 시작해서 안드로메다, 페르세우스, 고래 그리고 소개는 하지 않았지만 카시오페이아까지 정말 가을은 페르세우스의 대서사시라고 할 수 있는데요. 여기 페르세우스와 얽히진 않았지만 가을의 대표 별자리가 하나 남아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남쪽 물고기 자리인데요 이게 왜 가을의 대표 별자리인가 하면 가을철 별자리에서 유일하게 1 등성이 있는 별자리이기 때문입니다. 찾아가는 방법은 페가수스의 사각형에서 다리 부분과 목부분을 연장하여 남쪽으로 이어가다 보면 밝은 별이 하나 보이는데 이 별이 남쪽 물고기자리의 1등 성인 포말하우트입니다. 제 필명이기도 하죠 ^^; 포말하우트를 물고기의 머리 부분이라고 생각하고 이어 보면 물고기의 모습이 연상되게 됩니다.


이 포말하우트는 가을을 대표하는 상징적인 별로 Lonely Star 란 별명이 있습니다. 아무래도 어두운 가을철 별에 비해 혼자 쓸쓸하게 밝은 빛을 내기 때문 아닐까 싶기도 한데요 이 별은 우리나라의 옛 성도인 천상열차분야 지도 에서는  북락사문이라고 이름이 붙어있습니다. 즉 북쪽 마을을 지키는  성문이라는 뜻입니다. 가을철 남쪽에 보이는 이 별에 북쪽 관련 이름을 붙인 것은 이 별이 있는 곳이 북쪽 하늘의 수호신인 현무의 영역이어서라고 합니다.


그리스 신화에 의하면 아프로디테 여신이 괴물 티폰(Typhon)의 공격을 받고 달아나면서 변신한 물고기가 이 별자리라고 합니다. 티폰은 100개의 뱀머리를 가진 괴물로 오늘날 태풍(Typhoon)이라는 말이 여기서 유래되었다고 합니다.


가을철 밤하늘은 어둡고 쓸쓸하지만 반대로 은하 중심의 반대쪽을 향하기 시작하는 시기이기 때문에 우리 은하가 아닌 다른 바깥쪽 심연의 우주를 살펴보기에 좋은 계절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계절 상으로도 선선해져 아무래도 가족끼리 캠핑 가는 일이 자주 생길 수 있는 계절이기도 한데요.. 연인을 옆에 두고, 혹은 가족을 옆에 두고 자리에 누워 밤하늘을 보며 신화 속 영웅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 또한 좋은 스토리 텔링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

페르세우스가 어떻게 태어났고 왜 메두사를 죽였는지 그리고 어떻게 해서 안드로메다를 아내로 맞이하였으며 왜 밤하늘의 별이 되었는지를 알려주면 흥미 있게 밤하늘을 올려다보지 않을까 싶네요 ^^

그러면서 떨어지는 별똥별은 덤입니다 ㅎㅎ


아참. 이제는 밤에 별 볼 때 방한에 신경 쓰셔야 합니다. 별 볼 때는 많이 추우니 겉옷이나 담요 같은 것 잘 챙겨서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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