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포말하우트 Nov 02. 2015

제주의 밤하늘 #5

말머리성운 공략

이제 어느덧 10월이 끝나가고 11월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저 같은 별빛 생활을 하는 입장에서 밤이 길다는 건 그만큼 별을 오랫동안 볼 수 있는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는 것과 동일한 의미인데요.. 그와 반대로 취미생활을 할 때 추위에 대비한 보온문제 장비에 내리는 서리문제로 고민해야 하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야외에서 배터리를 많이 사용하다 보니 배터리의 보온도 신경 쓰지 않으면 안 되는 시기가 왔네요 ^^; 물론 겨울철 밤하늘이 화려하다는 점이 이 모든 단점을 상쇄시켜주기도 합니다. 


이번에는 지난 9월 촬영하며 아쉬웠던 대상을 좀  공략해 보았습니다. 그 대상은 바로 오리온자리에 있는 그리고 오리온자리 대성운과 함께 인기가 있는 대상인 IC434 말머리성운입니다.

IC434 말머리성운/NGC2024 불꽃성운

대표적인 암흑성운으로 자세한 설명은 지난 제주의 밤하늘  #4에서 다뤘던 대상입니다. 지난번에는 시간상의 여유가 되지 않아 충분한 촬영을 하지 못했는데, 이번에는 나름 촬영을 좀 했는지 아직은 많이 부족하지만 비교를 해보면 그래도 훨씬 나은 이미지가 나왔습니다.


간혹 이런 사진을 보면 '실제 망원경으로 보면 이렇게 보이나 보다'라고 이야기를 하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이전에 글로 설명을 했던 적이 있는데 사람의 시각을 받아들이는 세포에는  '원추세포'와 '간상세포' 가 있습니다. 원추세포는 물체의 형태, 명암, 색깔을 구분하는 반면 어두운 빛은 감지하기가 힘들고 간상세포는 약한 빛을 감지하여 형태나 명암을 구분할 수는 있지만 색깔을 구분하지는 못합니다. 망원경이 빛을 제아무리 많이 받아들이는 장비라고는 하나 관측시 망원경으로 보는 대상은 매우 어두운 대상이기 때문에 사진처럼 화려하게 보이진 않습니다. 사진은 데이터를 누적시켜 처리가 가능하기 때문에 화려하게 보일 수 있습니다.

동쪽하늘에서 올라오는 황소자리 - 오리온자리 - 큰개자리

가을 늦은 밤 동쪽 하늘을 보면 겨울철의 화려한 별자리들을 볼 수 있습니다. 여기서 겨울철 대삼각형 및 겨울의 다이아몬드를 찾을 수 있습니다. 우선 대표적인 별자리들을 선으로 이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겨울철 대삼각형은 오리온자리의 적색거성인 베텔기우스에서 시작하여 큰 개자리의 시리우스, 작은 개자리의 프로키온을 잇는 삼각형을 의미합니다. 또한, 겨울의 다이아몬드는 위 삼각형 중 시리우스와 프로키온을 잇는 선을 따라 시리우스 - 프로키온 - 폴룩스(쌍둥이자리) - 카펠라(마차부자리) - 알데바란 (황소자리) - 리겔(오리온자리)을 이어 생기는 육각형을 뜻합니다 ^^ 구체적인 별 이름은 적어놓지 않으니 직접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제주의 밤하늘 이란 주제와는 사뭇 어울리지 않는 대상이지만 태양을 보기도 했습니다. 최근 볕이 좋아 쌍안경으로 드문드문 보곤 했었는데 표면에 이렇다 할 볼 거리 (흑점) 가 없어 포기하곤 했는데 우연치 않게 흑점이 보일 시기가 있어 망원경을 세팅하고  촬영해 봤습니다. 지난 13~14년 태양활동이 극대기 때라서 그런지 최근에는 흑점이 그다지 많이 보이지 않는 듯합니다 ^^;

 카시오페이아 자리와 페르세우스 이중성단

끝으로 요새 밤하늘 천정에 M자 모양으로 매달려있는 카시오페이아 자리입니다. M자 찾아서 한번 그려보세요 ^^; 우측에 조밀한 별뭉치가 두개 묶여있는데 이곳에 페르세우스자리에 있는 이중성단 NGC 869와 NGC 884입니다. 두 성단까지의 실제 거리도 7600 광년과 6800 광년으로 실제 우주상의 거리에서도 비교적 멀지 않은 거리에 있습니다. 둘 다 산개성단입니다.


별을 보고 사진을 찍는 입장에서 보았을 땐 밤을 밝히는 빛의 존재는 마냥 반갑지만은 못한 존재입니다. 

광해가 뒤덮은 백조자리

위는 서쪽으로 지는 백조자리를 담은 사진인데, 우측 하단이 이상하게 밝은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쪽이 바로 저희 집 옥상기준 북서쪽 하늘에 해당합니다. 시가지에서 올라오는 불빛과 바다에서 조업하는 어선들의 불빛들이 밤하늘까지 환하게 밝히고 있는 셈입니다. 이를  '광해(광공해)'라고 합니다. 예전 한 천문 관련 책을 보면서 느낀 것은 이러한 문명의 이기를 부정할 순 없지만 가로등에 갓등을 씌우는 등의 조치를 취하면 없앨 수는 없겠지만 어느 정도는 완화가 가능하다는 구절을 본 게 생각납니다.


이제 계절은 화려한 별자리를 보여주는 밤이 긴 추운 겨울로 향하고 있습니다. 아무쪼록 건강 유의하시고 별을 보러 나가실 때도 든든하게 챙겨 건강을 유지하며 별 생활을 하기 바랍니다 ^^ 아프면 그 좋은 별도 못 볼 테니까요.


겨울철 제주 어느 곳이 더 별을 보는데 유리할지 광해는 어느 곳이 덜한지를 좀 살펴보고 다음 편 준비하도록 하겠습니다 :)


f. http://www.facebook.com/nasty0608 

매거진의 이전글 제주의 밤하늘 #4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