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이가 특별하다는 건 부모로서 어쩌면...

by FONDOF

2024년 7월, 30개월





엊저녁부터 열이 나기 시작한 아이는 해열제를 먹어도 그때뿐,

새벽녘까지 끙끙 앓는 소리를 내며 뒤척였고

이마며 목 뒤며 무릎 뒤며..

어둠 속에서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더듬더듬 만져보는 아이 몸이

구석구석 전부 불덩이 같았다.

아이의 얼굴을 얼굴로 더듬으며 쓸어보고 문대봐도

입술에 와닿는 그 뜨끈함에 덜컥 겁이 났다.

열을 재어보니 39.7도.


해열제를 먹이려고 억지로 깨웠는데 벌게진 얼굴과 번진 두 눈으로 나를 보며

“엄마, 엄마가 옆에 있으니까 기분이 너무 좋아”라고 웃었다.

짜증도, 찡그림도 한 번 없이,

어딘가 이상한 거 아닌가 싶을 정도로 예쁘고 기분 좋은 얼굴로 함박 웃으며

엄마 침대가 너무 시원해요 계곡 같아 라며 팔다리를 살살 문지르는 거였다.

뜨끈하고 말랑한 팔을 뻗어 내 목을 두르며 엄마 타앙해요 라고 몇 번이고 말하고 있었다.

그런 아이가 너무 사랑스러우면서도

한 켠으로 아파서 하이퍼가 됐나 했지만 그게 말이 되나 싶었다.


아프면 징징대고 짜증 내는 게 아이, 아니 인간 아니던가.

아이의 이런 모습을 볼 때마다 그저 이 아이가 특별하다고 밖에..

나는 뭇 부모들이 그렇듯 흔한 객관화의 오류에 빠진다.

하지만 또한 동시에, 결코 오류가 아닌.

그러나 아이를 섣불리 특별하다고 할 순 없다.

내 아이가 특별하다는 건 부모로서 어쩌면 두려운 일이다.

아, 복합적인 마음.


아침, 여전히 뜨끈한 아이는 비몽사몽 간에 몸을 굴려 내게 와

팔이며 다리며 몸이 닿는 대로 부비며 끙끙댄다.

38.5도.

침대에 얼굴을 파묻고 내내 자서 더 높게 나온 거 아닐까 싶어 일단 박차고 마루로 나왔다.

물도 마시고 주스도 마시고 잘 노는가 싶더니

이내 몸을 덜덜 떨면서 "엄마아.. 병원에 가자"라고 한다.

오죽하면 아이가 이런 말을 하는 걸까.. 마음이 미어졌다.


병원 가는 차 안에서 아이는 반복해서

“엄마 힘들어요.. 엄마 너무 아파요.. 너무 아픈가 봐..(요즘 즐겨하는 내 말투)”라고 했다.

쑥 내민 고개가 축 쳐져서는 눈꺼풀도 한껏 무겁게 쳐져서 초점 없이 응시한 채로

혼잣말처럼 중얼중얼 '너무 아파요'라고 하는 아이를

룸미러로 흘끗흘끗 살피며 내 마음은 천 갈래 만 갈래로 찢어진다.


안달복달.

당장이라도 울 것 같은 목소리로

"아휴 우리 아가 너무 힘들지.. 엄마가 대신 아파주고 싶다.. 엄마 너무 속상하네.."라고 하니

나지막하게 “엄마 속상해?”라고 묻는다.

"응.. 엄마 너무너무 속상하네.." 겨우 대꾸하니

“… 난 괜찮아”라고 단단하고 씩씩하게 대답한다.

뭘 알고 하는 소리인지 뭔지..


가슴 철렁한 순간순간들이 흐르고 있었고

나는 초조한 마음으로 덤덤하게 운전하려 애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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