룸미러 속 날갯짓

날면 되지!

by FONDOF

2025년 1월, 47개월







차를 타고 가던 중에 아이가 말했다.


"엄마, 저기 봐! 새다! 새 봤어?"
"그러네? 비둘기는 아니고.. 무슨 새지? 되게 크다."


나는 핸들을 크게 꺾어 우회전을 하며 흘끗,

날아가는 이름 모를 새를 봤다.

잿빛 하늘을 등지고 아파트 사이를

날갯짓도 않고 휘이 사라진다.


보행 신호가 걸렸다.

다시 좌회전을 하기 위해 깜빡이를 켜고 기다리는데

아이가 다시 말을 잇는다.


"나도 저렇게 새처럼 날 수 있다면!
엄마, 나 하늘을 난다면 정말 좋을 텐데!"
"맞아! 엄마도 그 생각 진짜 많이 해."


정말 그렇다.

마흔 평생토록 날아가는 새를 눈으로 쫓으며

'난다는 건 뭘까?' 하고 상상해 왔는데

태은이도 이런 생각을 한다니

나는 새삼 아이가 무척 반가웠다.


"하늘을 날면 어떨까?"
"너무 좋겠지~ 이렇게 자동차를 탈 필요도 없을걸?"
"왜?"
"날아가면 훨씬 빠르니까."
"음.. 비행기를 타면 날 수 있잖아!"
"그렇긴 하지. 그런데 직접 나는 건 아니니까~
엄마는 엄마가 정말로 새처럼 날개를 펴고 날 수 있으면 좋겠어!"


신호가 바뀌고 나는 브레이크에서 발을 떼어 엑셀을 지그시 눌렀다.

룸미러로 살짝 아이를 보니 뭔가 골똘히 생각에 잠겨 있다.

혼자 소곤소곤 입모양만 움직이는 것이 뭔가 할 말이 있어 보인다.

그리고는


"엄마 근데! 나 키즈카페에서 트램펄린 뛰면...
등에서 이렇게 날개가 파닥파닥파닥 하는 거 같잖아~
나 그러면 꼭 하늘을 나는 거 같거든!"
"아아 트램펄린에서?"
"응! 이렇게 손을 파닥파닥파닥! 하면서!
이것 봐! 엄마, 이것 좀 봐!"


나는 고개를 쭉 끌어올려 룸미러를 들여다봤다.

그 안에 양손을 가슴께에 올려 한껏 파닥이는 태은이가 있다.

회심의 미소 잔뜩 머금은 얼굴,

두 눈에 장난기가 가득 차 반짝인다.


"그러네, 정말 근사한 생각이다."
"어! 엄마, 나 그런 생각이 들은 거야!"



매끄러운 트램펄린 바닥을 힘껏 박차면

부웅 하고 내 몸이 중력을 거슬러 튀어오르던 기분을 떠올려 본다.

커다란 숨 한 번 들이마시고 후우,

나는 엄지로 핸들을 잡은 채로

네 손가락을 날개처럼 펼쳐 작게 파닥여본다.















#날고싶으면

#날면되지

#엄마나이다섯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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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