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완판본체 글꼴은 전주에서 발견된 <열여춘향수절가>의 글꼴을 그 디자인의 기본으로 하여 제작하였다.
그 제작의 과정은 이전 글 "완판본 <열여춘향수절가>를 이용한 글꼴 개발과 활용"에서 자세히 설명한 바 있다.
그때 언급했던 것처럼 이 작업이 원본의 정교한 디지털 복원을 목표로 하고 있지 않고, 그 디자인의 원형은 유지하되 좀 더 많은 곳에 쓰일 수 있는 글꼴로 제작하려고 했다.
이 글꼴이 전주 서고의 오래된 한글 소설책을 기반으로 했다는 것 자체가 의미가 있는 것이다.
전주에서는 19세기 초부터 판매용 한글 고전소설을 찍어내기 시작하여 무려 130여 년간 「춘향전」, 「심청전」, 「홍길동전」 등 한글 고전소설 23종을 유통 보급하였다.
<인용 : 전주 완판본 문화관 홈페이지>
전주 완판본체의 원 디자인은 각체로 되어있었지만 제작 단계에서 순체를 추가하였고, 처음에는 유니코드 한글 11,172자로 만들었고, 제작 2년 후 고어 5,000 여자를 추가한 글꼴로 만들어 보급되고 있다.
목표한 바처럼 이 글꼴은 전주시의 기본 글꼴이 되어 전주시와 전북 지역 어디에서나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글꼴이 되었다. 글꼴을 만들어서 이렇게 다양한 곳에서 잘 사용되고 있는 것을 보는 것은 제작자로서 가장 큰 기쁨이다.
기업이나 출판 업체에서 그들의 독자적인 글꼴을 만드는 것은 그 회사 또는 출판물의 아이덴티티를 살리고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한 목표를 가지고 있을 것이다.
전국의 많은 지역에서도 유행처럼 자체 글꼴을 개발해 왔다. 서울, 경기, 부산 등등 거의 모든 지자체의 글꼴이 있지만 그 글꼴이 왜 그 지역의 글꼴이 되어야 하는지는 불분명하다. 이름이 비슷하여 고양이 딩벳을 넣었다는 고양체가 좀 귀여운 사례이지만 글꼴 자체에서 고양이를 연상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
그러나 "전주 완판본체"는 전주 서고의 목판이 그 원류가 된다는 좋은 연결 고리를 가지고 있는 글꼴이다.
제작자로서 굳이 말하자면 그렇다는 이야기이다.
시간이 날 때 모든 지자체의 글꼴들을 모아서 각 글꼴의 특징을 분석해 보는 글을 한번 써보려 한다.